‘K팝스타’로 16세때 데뷔, 그리고 3년간의 공백 타이틀곡 ‘한숨’ 국내 8개 음원차트 ‘올킬’ “누군가 위로하고 싶었다” 스무살 감성이 대중 어필

3년을 기다렸다. “잊힐까 두려웠어요.”

열여섯에 오디션 프로그램(SBS ‘K팝스타’ㆍ2011)을 통해 노래를 불렀다. 나이 답지 않은 성숙한 감성과 목소리를 가진 소녀의 등장에 심사위원들은 꽤나 놀랐다. ‘소울’을 잘 표현하는 10대 소녀의 등장이었다. 지금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만나 빠른 데뷔를 했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너무 순식간에 데뷔를 해버려서, 장소가 어색하더라고요.”

3년이 지났다. 10대 소녀였던 이하이는 어느덧 스무살이 됐다.

“말 그대로 쉬는 시간이었어요. 이렇게 쉬기만 해도 되나, 잊혀질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했어요. 저한텐 굉장히 힘들었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소속사엔 새 앨범을 내야하는 가수들이 많아 컴백 시기가 늦춰졌다. 앨범 준비를 하면서도 방향성의 문제로 엎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걱정도 고민도 많았던 시기다. ‘하루의 끝’엔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머니가 곁에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 너의 노래를 들어주고 찾아줄 거라는” 엄마의 조언은 이하이를 지탱해준 힘이었다.

크고 작은 고민들이 쌓였고, 하나씩 풀어내기를 반복하는 시간이 지나자 감성은 깊어지고, 외모는 성숙해졌다. “열심히 먹고 자고 놀았더니 살도 찌더라고요. 급하게 3월로 컴백 시기가 정해지니 사장님께서 살을 빼라고 하시더라고요. 열심히 감량했습니다.(웃음)”

에픽하이 타블로, 투컷이 프로듀싱한 새 앨범엔 이하이의 음악적 성장이 돋보이는 곡들이 빼곡히 채워졌다. 두 사람과 12월 31일까지 함께 보내며 작업한 앨범이다. 딘, 코드쿤스트, 위너의 송민호, 바버렛츠, 샤이니 종현, 도끼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추며 장르도 확장됐다. “들국화 전인권 선배님과 콜라보를 하는 것”이 이하이의 새로운 바람이기도 하다.

샤이니 종현이 만든 타이틀곡 ‘한숨’은 나오자마자 반응이 좋았다. 국내 8개 음원 차트를 휩쓸고, 중국 QQ차트에서도 2위에 올랐다. 1위는 또 다른 타이틀곡인 ‘손잡아줘요’였다.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에도 이하이의 새 앨범이 3위에 올라있다.

이하이는 ‘한숨’을 송캠프에서 처음 들었다. 세계적인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가 소속된 굿뮤직과 함께 한 3박4일간의 일정이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타블로 오빠가 이 노래를 들려줬어요.” 이하이에게도 “위로가 됐던 곡”이라고 한다. “10대의 나와 20대의 내가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이 드는 시점이었어요. 3년의 공백기 동안 제가 가졌던 고민들, 다른 모두에게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새 앨범엔 이하이의 색깔이 더 많이 담겼다. 아직 어리지만 자기 색깔이 분명한 이하이의 음악적 방향성이 묻어난 앨범이다.

“타블로 투컷 오빠가 작업 내내 제 의견을 많이 물어봐주셨어요. 어떤 스타일,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냐는 질문들로 쉴새없이 대화를 나누다 보니 답이 보였어요.” 특히나 이번 앨범은 특별한 디렉션 없이 이하이만의 색깔로 가창을 완성하기도 했다. “‘한숨’을 듣고 어떻게 부르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10대 때 성숙한 감성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목소리 탓이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도 목소리가 이랬어요. 집에 아들이 있냐고 했을 정도거든요. (웃음) 지금의 전 생각이나 마음의 감정들이 편안해졌어요. 이전과는 조금 다른 창법이나 가창 스타일을 시도했는데 다행히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담백하게 전달하는 깊은 위로의 힘이 큰 노래다. “제 노래를 듣고 위로가 된다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제겐 큰 위로가 돼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해 어린 나이부터 주목을 받았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나아갈 길이 더 많은 나이. ‘연애’도 하고 싶고, 친구들과 파티도 하고 싶은 나이다. “학교 다닐 땐 스무살이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처럼 이야기를 하셔서 그럴 줄 알았는데, 달라진 게 없어 의문이에요.(웃음)” 연애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뒀다. “내심 기대를 했는데, 사장님께서 ‘연애는 하면 알지?’ 그러시더라고요.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구나. 아직은 이른 걸로. 동태를 지켜보려고요.(웃음)”

소속사에선 “귀여움과 애교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진중해 보이는 이하이도 실제로는 애교도 많고, 장난도 잘 치는 20대라고 한다. “사장님이 애교를 주문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사장님 앞에서 애교를 부리겠어요.(웃음)” ‘집순이’라고 부를 정도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지만, 남을 웃기는 것도 좋아한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환영이라고 한다. 요즘엔 그림 그리는 취미가 생겼다. 소소한 재미들을 찾아가는 날들이다. 그런 일상 속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음악이다. “일어나자마자 노래를 틀고, 이동 중에도 노래를 들어요. 일상은 항상 노래와 함께 하는 것 같아요.”

곧 발매될 하프 앨범엔 자작곡을 수록할 계획도 있다. 요즘 곡 쓰는 연습에 한창이다. 더 많은 시간을 활동하며 “조금은 변할 수도 있겠지만 나만의 색깔이 담긴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것이 이하이의 바람이다. “제가 어떤 길을 갈지는 항상 미지의 세계예요. 어렵지 않게 부르되 저의 음악 색깔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하이는 이하이다,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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