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부진 벗고 연고점 찍으며 700선 재탈환 시동 VRㆍAI 테마주 묻지마 투자 기승…과열ㆍ혼탁 재현 조짐도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코스닥 시장이 연초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대내외 악재로 올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코스닥 지수는 연중고점을 찍고 700선 고지 재탈환을 넘보고 있다.
특히 전세계 산업 급변과 맞물려, 성장주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장 잠재력있는 기술혁신형 기업들의 진입을 계기로, 코스닥시장에 향후 한국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여전히 각종 ‘테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가 난무하고, 밸류에이션 과열 논쟁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 성장주 관심 UP…중장기 성장세 이어갈 것= 전문가들 사이에는 코스닥의 상승세가 중장기적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점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코스닥 주요 종목이 미래 성장산업 중심으로 변모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터넷, 게임 콘텐츠, 반도체 장비, 유통, 헬스케어 등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영위하는 우량 기업들이 등장했고, 여기에 핀테크, 사물인터넷 같은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더해져 관련 종목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 본부장은 “과거 IT하드웨어 부품주에서 이제는 바이오, 헬스케어, 모바일 플랫폼 등이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업종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의 ‘놀이터’로 비유되던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의 신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코스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설정액은 지난해 11월 400억원에서 3월 2000억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는 코스닥의 기관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14년 2.5%에 불과했던 중소형주 펀드 비중도 지난 4일 기준으로 6.3% 까지 올라왔으며, 점차로 증가하는 추세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가의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 코스닥의 하방 경직성(내려가지 않는 상태)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작년 코스닥시장을 제약과 바이오가 주도했다면, 올들어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반도체 부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 개선폭이 큰 OLED 관련 업종(디스플레이)을 포함해 건설과 철강, 화장품, 의류, 레저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묻지마 투자 ‘테마주’ 들썩…과열 우려도 UP= 하지만 한편에서는 여전히 과열ㆍ혼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빚내서 코스닥 시장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개미)들이 다시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을 내서 투자하는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이달들어 지속적으로 증가 3조 5000억원에 달했다.
이미 코스닥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코스피를 추월한지 오래다.
신용거래는 대체로 ‘묻지마식’ 투자로 이어져, 이른바 테마주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묻지마 투자는 묻지마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얘기다.
총선을 앞두고 회사의 펀더멘털과 상관 없는 정치테마가 들썩이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을 계기로 주식시장에는 이른바 ‘알파고 테마주’가 형성돼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알파고 테마주 기업들은 엄밀히 따지고 보면 로봇업체로 인공지능과 큰 관련이 없고, 일부는 재무상태도 그렇게 양호한 편은 아니어서 옥석을 잘 따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코스닥시장의 밸류 프리미엄이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이익 모멘텀을 보면 대형주 대비 중소형ㆍ성장주의 매력도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기 힘들다”며 “최근 반등 패턴은 조만간 추세 반전을 시사하는 하락 쐐기형”이라고 분석했다.
par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