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의 리테일 감소 추세와 함께 주목을 받는 건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다.
금융소비자는 점포에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영상 통화 등을 통한 실명확인 절차만 거치면 계좌 개설을 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각 점포의 역할과 기능이 한층 축소된 셈이다. 기존에 은행(7463개)대비 지점 수가 현저히 적었던 증권사(1139개)의 경우, 비대면 서비스를 활로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그간 은행에 계좌 개설을 위임하면서 냈던 수수료 등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론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판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신상품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고객 기반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시 2주 지난 비대면 서비스, 아직까진 ‘그린라이트’= 시행 2주차를 갓 넘긴 증권사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신청건수는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주간(2월22일~3월4일) 대신증권ㆍ신한금융투자ㆍ유안타증권ㆍ이베스트투자증권ㆍ키움증권ㆍKDB대우증권ㆍ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8개 증권사에는 1만6500여건의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신청이 들어왔다. 신청건수는 1주차(7178건)보다 2주차(9330건)에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반에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출시, 그간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원했던 소비자들을 일시에 흡수한 결과라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각 증권사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전용앱 등을 통해 신분증 사본을 접수 받은 뒤, 이를 영상통화로 인증하거나 타 금융기관 계좌에 소액이체 인증하는 방식을 거쳐 고객의 실명확인에 나서고 있다. 이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증권사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초반부터 강세를 나타낸 건 키움증권이었다. 키움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을 허용한 첫 일주일간 3350건을 접수한데 이어, 2주차에는 5478건의 계좌를 신청받는 데 성공했다.
지점수 ‘0’으로 온라인 특화 증권사의 강점을 살린 데다가, 24명의 전담직원을 배치해 관련 업무에 박차를 가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등도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진 계좌 신청건수만 2주간 1000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점포가 낫다(?)” = 8개의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개설 신청건수가 전체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에서는 시행 첫 주와 비교해 신청건수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550건→437건), KDB대우증권(1055건→565건) 등이 그 예다.
특히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시행 초반에는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도 동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 증권사도 계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장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주요 8개 증권사보다 한 주 늦게 서비스를 출시한 미래에셋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은 시행 첫 주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증권사는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가 일정 건수 이상에 도달했을 때 실적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가 갈 길이 멀다는 얘기도 나온다.
소비자들에게 “그래도 점포가 낫다”는 말을 듣게 되면서다. 특히 ‘생각보다 까다로운 신원확인 절차’는 모바일이나 인터넷 뱅킹에 서툰 중장년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는 부분이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이체ㆍ출금이 가능한 타 금융기관의 본인명의 계좌나 기존에 등록된 공인인증서ㆍ보안매체 등을 이용해 소액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본인확인을 한다.
공인인증서나 기존 금융계좌가 없다면 비대면 방식을 통해선 증권계좌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이다.
영상통화 본인확인 방식도 문제긴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 직원은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때 스마트폰으로 신분증 사진을 찍어 보내 신원확인을 하는 방식을 쓰고 있지만, 일부 고객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신분증을 지참한 대면 거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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