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분당판교]이름을 잘 짓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회사에게도 아주 중요하다. 회사의 이름은 ‘상호’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주식회사’는 상호다. 상호는 구두로 발음할 수 있고 문자로 기록할 수 있어야 한다. 기호, 도화, 도형 같은 것은 상호가 될 수 없다. 외국어만으로 하는 상호는 등기가 허용되지 않는다. 한글로 된 등기에 괄호로 이어서 로마자를 병기하면 등기할 수 있다. 회사의 상호에는 합명회사, 합자회사, 주식회사, 유한회사 등 '회사의 종류'를 명시해야 한다. 회사가 아니면서 상호에 회사임을 표시하는 문자를 사용할 수 없다. 부정한 목적으로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될 상호를 사용해서도 안된다. 회사의 상호는 반드시 등기를 해야 한다. 등기를 하면 여러가지 효력이 발생한다. 동일한 특별시, 광역시, 시, 군에서 동종 영업을 하는 다른 상인이 같은 상호를 등기할 수 없다. 만일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는 타인이 있으면 그것은 부정한 목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상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2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폐지한 것으로 의제된다.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상표’다. 상표는 상품의 이름이다. 예를 들어, ‘Window 10’은 상표다. 상표는 기호, 문자, 도형, 입체적 형상, 또는 이들을 결합하거나 이들에 색채를 결합해서 만들 수 있다. 소리, 냄새 등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것도 상표가 될 수 있다.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상표권’이라고 한다. 상표권은 10년씩 무제한 갱신할 수 있다.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의 존속기간이 2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막강한 권리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가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된 뒤 상표권에 의지해 권리를 주장하며 소송을 내는 근거가 이것이다. 상표는 특허청에 등록절차를 마쳐야 한다. 그 상표를 어떤 상품에 사용할 것인지 명시해야 한다. 이를 ‘지정상품’이라 한다. 지정상품을 적절히 설정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자. 흥부가 파전 사업을 시작했다고 치자. ‘흥부 파전 주식회사’를 상호로 등기하고 같은 명칭의 ‘흥부 파전’을 상표등록하면서 지정상품을 ‘파전 및 파전 식당 업’으로 정했다. 놀부는 배가 아파서 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자기도 ‘흥부 파전’을 상표등록하면서 지정상품을 ‘파전 그릇,’ ‘파전 용 앞치마,’ ‘파전 용 뒤집개’로 정했다. 그때부터 흥부는 자기 식당에서 ‘흥부 파전’이라고 표시된 그릇, 앞치마, 뒤집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은 별론으로 한다.) 이 밖에 상표권을 둘러싼 기가 막힌 일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앞으로 수 회에 걸쳐 그 얘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동구 변호사(법무법인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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