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김정은 개인 비자금 “40억∼50억달러 추산…해외 계좌 200개” - “3년간 21억달러 지출”…전자제품ㆍ자동차 가장 많아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ㆍ한지연 인턴기자]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매년 집계하는 개인자산 10억달러(1조2300억원)이상 인물은 어림잡아 1500∼1600명 선입니다.
그런데 천문학적 자산을 가졌지만 ‘명단’에선 빠진 거물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자 만수르(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입니다. 그는 2009년 자산기준 세계 부호 104위에 올랐지만 이후 사라졌습니다. 개인 재산이 명확치 않은 ‘왕족’이어섭니다.
최소한의 합법적 기업활동도 안 하는 부자들 또한 빠져있습니다. 불법으로 돈을 번 부자나 지하세계 권력자도 포브스 리스트에선 볼 수 없습니다.
그런 부자는 우리 가까이에도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33)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그 중 한 명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른바 ‘비자금 부자’로 알려져 있는데요. 세계 어디에도 잘 안 드러나는 인물이기에 그의 개인 곳간 내역도 자세히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한ㆍ미 정보당국과 유엔 등에 따르면 그의 개인자산은 웬만한 억만장자 못잖습니다. 국내 10대 부호에 당당히(?) 속할 정도로 말이죠.
▶자산 40억∼50억달러…연수입 10억달러=제한적으로나마 확인된 김 위원장 개인 곳간엔 40억(4조9300억원)∼50억달러(6조1600억원)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김정은 측은 이 돈을 해외 계좌 200곳에 분산 관리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코언 미 중앙정보국(CIA) 차장은 2013년 4월 당시 재무부 국장 자격으로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김정은 비자금은) 스위스 등 여러 유럽 은행에 적어도 40억달러 규모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금을 전체적으로 조성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북한 노동당 ‘제 39호실’ 등이란 게 정설입니다.
39호실은 1970년대 김 위원장 아버지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들었습니다. 북한 정권 최고위층의 해외 자금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였죠. 39호실은 불ㆍ합법을 넘나들며 돈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주요사업은 무기거래ㆍ마약판매ㆍ화폐위조 등입니다. 그리고 ‘대성그룹’으로 알려진 기업을 통해 인삼ㆍ보석 등을 팔며 ‘정상적 사업’도 같이 합니다. 해외 식당도 운영하고 있죠.
2007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39호실은 매년 5억∼10억달러를 벌고 있습니다. 3년 뒤 미 재무부에서도 “39호실이 매년 수십억달러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김정은 돈줄의 존재와 수입내역을 확인합니다.
▶“3년간 21억달러 지출…사치소비재가 대부분”=그럼 김정은 비자금은 주로 어디에 쓰일까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사치품 수입’에 쓰였다고 합니다.
윤 의원 측이 중국 세관 및 북한 대외무역동향자료를 분석해 지난달 7일 낸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사치품 20억9015만달러(2조5800억원)를 수입했습니다. 연평균 6억9600만달러(8597억원) 수준입니다. 특히 2014년엔 최근 3년 간 가장 많은 액수인 8억달러(9882억원)를 썼습니다.
수입한 것 중 가장 많은 돈을 쓴 건 전자제품과 자동차입니다. 17억3440만달러(2조1423억원)를 지출했네요. 물론 전자제품과 자동차 모두가 ‘사치품’으로 분류될 수 있을 진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눈에 띄는 건 지출이 크게 늘어난 품목들인데요. 양탄자 수입규모는 25배가 뛰었습니다. 선박ㆍ수상구조물 수입도 증가폭이 3배에 달했습니다. 화장품ㆍ향수ㆍ핸드백 등 가죽제품ㆍ보석 등의 수입액은 25∼59%까지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수입과 지출이 활발했던 김정은의 돈줄은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까요.
과거와 비슷한 방식으론 어떤 제재를 해도 기대한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입니다. 사실상 유일한 해답의 가능성은 미국의 ‘강력한’ 의지와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입니다.
그래픽. 이해나 인턴디자이너
윤현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