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노이) 박영훈 기자] “30년 뒤에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보다 작다고 볼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면, 30년 뒤에는 지금의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회사가 베트남에 하나 있을 겁니다. 또한 비슷한 것을 복제해서 다른 지역에 열어나가면 아시아에서는 손꼽히는 증권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국내 증권업체를 대표하는 CEO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이머징(신흥)시장을 정조준했다. 그 첫 교두보가 베트남이다.
유 사장은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 진입’이란 중장기 목표의 일환으로 “2016년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KIS Vietnam)을 베트남 증권시장 톱5 대형종합증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08년 국내 첫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12월(당시 70위권) 베트남 현지 증권사 EPS를 인수한지 5년만인 지난해 톱 10의 대형증권사로 진입했다.
지난해 4분기말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 기준 호찌민거래소 8위, 하노이거래소 4위, 관리자산 약 11억달러(USD)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하며, 아시아진출 첫 증권사 성공사례가 됐다.
유 사장은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그는 “1990년대 런던에서 근무할 당시 외국인이 이머징마켓에서 길목 지키기를 하며 돈을 벌고 성장하는 과정을 봤다”면서 “이후 우리도 이를 어디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베트남이 보였고, 30년 후에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라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베트남에 진출할 계획을 세울 때는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을 보고 계획을 세웠다”며 “이제 준비기간을 포함해 10년, 본격 진출한 것은 5년인데 가장 초기 단계인 1단계를 막 지났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의 급성장은 철저한 로컬 중심의 업무 전략과 베트남 금융당국과의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됐다. 베트남 현지법인은 대부분 현지 전문인력으로 운영 중이다. 인력은 최대한 현지화 하고 정보기술(IT)와 시스템은 한국의 선진 사례를 접목하면서 입지를 구축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베트남 시장 진출 이전부터 한국의 선진금융을 배우기 위해 방문한 베트남 현지 공무원과 10년 이상 업무를 같이하며 신용을 쌓았다.
이는 우리나라에 대한 국가적 신뢰로 이어지며 한국투자증권의 현지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이후 다수 국내 증권회사의 베트남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
유 사장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베트남 자본시장이 커가는 데 기여를 많이 한 회사, 돈 벌면 사회공헌하는 회사, 베트남을 아끼는 회사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법인은 올해 베트남 증권시장 톱5 진입을 위해 지점 2개를 신설하고 영업인력을 200명까지 확충, 시장점유율 6%를 달성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IB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해 주식 및 채권 기업공개(IPO)추진ㆍ현지 기업 M&A자문 ㆍ채권중개업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머징 마켓에서 베트남에 이은 다음 목표는 인도네시아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를 인수, 혹은 합작으로 사업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유 사장은 “해외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이를 다른 신흥시장에 이식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베트남의 성공DNA를 인도네시아에 도입해 아시아 최고의 증권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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