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훌쩍 뛰어넘어 부채관리가 국가적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부채가 연간 가처분소득의 3배를 초과하는 ‘과부채가구’가 전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여유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생애주기별 소득·재산의 통합 분석 및 함의’ 보고서를 보면, 부채가 총재산의 75%를 초과하는 ‘재산기준 과부채가구’는 소득 하위 40%(1, 2분위)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부채가 연간 가처분소득의 3배를 초과하는 ‘소득기준 과부채가구’는 점차 소득 상위 20%(5분위) 등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03년의 경우 소득기준 과부채가구의 비율은 전형적으로 저소득층일수록 높고, 고소득층일수록 낮았다. 하위 20%(1분위)의 과부채가구 비율은 19.1%였으나, 상위 20%(5분위)의 과부채가구 비율은 5.6%에 불과했다. 먹고 살만한 소득상위 계층은 빚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저소득층은 생활형 부채가 많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2011년에는 하위 20%의 과부채가구 비율이 10.7%로 감소한 반면, 상위 20% 가구의 과부채가구 비율이 9.7%로 증가해 두 계층 간 편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상위층이 주택투자에 나서면서 주택구입 혹은 투자형 부채가 늘어나고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주택구입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보니 과부채가구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규제가 완화되기 전인 2014년 6월까지는 LTV(담보인정비율)는 지역에 따라 50~70%, DTI(총부채상환비율)는 서울이 50~6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DTI보다는 LTV가 더 강한 제한요인으로 작용해 고소득층은 재산기준 과부채가구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소득기준 과부채가구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유진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급락이나 경기침체 같은 예기치못한 요인이 생길 경우, 과부채의 파급력이 전 소득계층에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되고있는 가계부채 문제가 저소득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만큼, 거시적ㆍ미시적 차원에서 부채관리에 더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독신청년(35세 미만)과 청년부부(가구주 나이 45세미만)의 소득 및 재산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독신청년의 가처분소득은 2003년 71.6(전체가구 평균 100)에서 2011년 67.6로, 순재산은 23.0에서 22.4로 줄어들었다. 반면 청년부부의 가처분소득은 108.2에서 132.3으로, 순재산은 52.9에서 78.1로 큰폭으로 늘어났다. 재산, 소득, 집안이 좋은 이른바 ‘금수저’들끼리 결혼하는 ‘동질혼’ 경향, 결혼으로 인한 소득·재산 시너지효과, 맞벌이 등으로 인해 청년부부가구는 일찍 기반을 잡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결혼을 못하거나 늦어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인들의 경우 소득뿐 아니라 자산기준으로도 빈곤상태가 심각했다. 75세 미만 독신노인의 순재산은 전 연령대 평균의 절반 이하인 45.0이었고 75세 이상 독신노인은 33.8에 불과했다. 한국은 OECD회원국 중 수년째 노인빈곤율 1위의 ‘불명예’를 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노인들의 보유 부동산이 통계에 들어가지않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하지만, 실제 소득이 낮고 자산도 많지 않은 셈이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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