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alley = 안다정 기자]“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저 노래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 아들, 딸 졸업식 때마다 나도 저 자리의 주인공으로 서 있고 싶단 생각을 몰래 하곤 했지. 나한테 이런 날이 올지 몰랐어” 검은색 교복을 단정히 입은 어르신들이 눈물을 닦으며 한 말이다.전쟁과 가난으로 가족을 돌보느라 혹은 딸로 태어나서... 각자 다른 이유로 50~60여 년이 지난 뒤에야 졸업장을 딴 할머니들. 만학의 꿈을 이뤘지만 아직도 행복한 삶을 위한 학습을 멈추지 않았다는 어르신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관악구평생학습관에서 열렸다.22일 관악구는 지난 19일 ‘관악세종글방 졸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앞서 구는 한글이나 셈을 배우지 못해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위한 한글교실을 시작으로 관악구평생학습관에서 1년 과정의 초등학력 취득과정인 ‘관악세종글방’을 운영하고 있다.2011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력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65명의 졸업생이 초등학력을 인정받았다.올해에는 전쟁 혹은 가난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총 20명의 어르신이 초등학력 졸업장을 받게 됐다. 또, 초등예비반과 초등학교 1~4학년 성인문해 1~2단계를 마친 45명과 예비중등반을 마친 어르신 20명도 수료증을 받았다.유종필 구청장은 졸업생과 수료생들에게 축하의 인사말을 전하며 “어르신들의 늦깎이 배움을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면서 “3만 6천여 번의 오늘이 쌓여 100세가 되는 것이니 즐겁게 배우고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졸업생 대표로 나와 답사를 한 박선녀(74세) 어르신은 평생학습으로 달라진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줘 배움의 열정에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박 할머니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부모님은 오빠들만 학교를 보내고 딸들은 공부를 시키지 않았고, 평생 은행도 혼자 못 가는 내 신세가 한스러웠는데 이렇게 내 마음을 글로 쓸 수 있는 날이 오다니 인생이 다시 시작된 것 같다”며 “한글을 배울 수 있게 해 준 관악구청과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한편, 졸업식이 열린 평생학습관 대회의실 앞에는 졸업생들의 소감이 담긴 편지와 가족들의 응원편지 등이 게시돼 감동을 줬다. 80세의 나이에 초등학력 졸업장을 딴 송옥남 어르신의 둘째 며느리는 “할머니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손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몸도 좋지 않으셨는데 포기하지 않고 졸업까지 한 어머님이 존경스럽다”고 썼다. 또, 졸업생 중 가장 막내였던 유지현(61세) 어르신은 “졸업을 한다고 하니 기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배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관악세종글방 졸업식은 수여식 1부에 이어 졸업생들과 예비 입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며 정을 나누는 ‘하하호호 제2즐거운 인생 축하공연’으로 마무리됐다.한편, 초등학력에 그치지 않고 배움의 길도 더 넓혀 2013년부터는 중학교 예비과정 운영기관으로 승격돼 초등학력 이수자 및 중학교 문해교육 학력인정과정 진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글심화, 중학교 국사 등을 배울 수 있도록 강좌를 개설했다. 또, 관악세종글방 외에도 문해교사가 경로당으로 직접 찾아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문해교육을 2014년부터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관악세종글방 및 찾아가는 문해교실 등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관악구평생학습관(☎879-5673)으로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