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재혼 대상을 찾으며 만남 이어왔던 것으로 판단 -금품만 주면 누구든 만나 성관계할 목적이라고 보기 힘들어

[헤럴드경제=박일한기자]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은 배우 성현아가 결국 무죄 판정을 받았다. 대법원은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두고 상대방을 만났을 가능성이 있어 성매매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성매매 연예인’ 주홍글씨를 벗게 해준 대법원은 어떤 점에 주목했을까.

대법원(주심 대법관 이인복)은 18일 오전 현금 500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성현아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 200만원 벌금형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재판을 다시 하라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서 처벌하는 ‘성매매’란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를 의미하는데, 성현아는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두고 상대방인 채씨를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성현아가 불특정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성현아가 평소 알고 지내던 강모씨로부터 돈 많은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재력가인 채모씨와 만나 돈을 받고 2010년 1~3월 사이 5회 만난 중 3회에 걸쳐 성교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했다.

앞선 판결과 대법원 판결은 성현아가 만난 대상을 돈을 대가로 만난 ‘불특정인’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갈렸다. 성매매로 처벌하려면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성관계를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선 재판부에선 “성현아가 강씨의 알선으로 자신을 경제적으로 도와 줄 수 있는 재력가면 누구든 만나 성관계를 맺을 의사가 있었고, 그렇게 채씨를 소개받아 성관계를 하고 돈을 받았기 때문에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성현아의 당시 사정을 살폈다. 성현아는 2010년 1월 하순경 강씨로부터 채씨를 소개받을 당시 이미 전 남편과 이혼해 별거하고 있었고 전 남편과의 관계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재혼할 사람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대법원은 “설령 채씨가 성현아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할 의사가 없었더라도, 당시 성현아는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두고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성현아가 재력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든지 개의치 않고 성관계를 하고 금품을 받을 의사로 채씨를 만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실제로 성현아의 상대방이었던 채씨는 법정 진술에서 “조금 지나니 성현아가 결혼도 생각하고 자신을 만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에게 같이 살자고 몇 번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성현아에게 채씨를 소개해준 강씨도 “성현아가 자신에게 채씨가 결혼 상대로 어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했던 점도 판단의 주요 근거가 됐다.

성현아와 채씨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성현아가 미국 여행을 하는 중에도 서로 연락했던 것으로 드러난 점도 대법원은 주목했다. 성현아가 미국 여행에서 돌아와 채씨에게 옷을 선물하기도 한 점 등을 보면 진지한 만남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성현아와 채씨는 성관계 없이도 몇 번 만났고, 성현아가 채씨를 만나는 동안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혼을 목적으로 채씨를 만난 점은 성현아의 이후 행보를 보면 명확해 진다고 대법원은 봤다. 성현아는 채씨에게 결혼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2010년 3월 21일 미국 여행에서 돌아와 바로 채씨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리곤 3월 하순경 채씨를 소개해 주었던 강씨로부터 최모씨를 소개받아 약 2달만인 그해 5월 19일 실제로 결혼했다. 이후 아들을 낳아 기르며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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