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중국이 환율 딜레마에 빠졌다. 환율정책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부풀었던 금융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한 달 새 1000억 달러 가까이 매도했지만, 위안화 방어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 베리 아이켄그린은 9일(현지시간) 중국이 환율정책 개혁을 단행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아이켄그린은 “중국이 정책 개혁에 나설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며 “어떤 정책이든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중국과 국제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장 적게 끼치는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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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해 8월 기존 경기부양 수단이었던 통화정책(금리 인하, 대출 확대 등) 대신 환율정책을 택했다. 자산 버블과 과잉 유동성을 막기 위한 환율 조정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중국 환율정책의 역내외 환율정책이 달라 격차가 급증하면서 자국 경기와 국제환율 및 금융시장 간의 괴리가 커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위안화에 기준환율 고시제도에 시장환율(종가)가 반영되도록 일부 개혁을 추진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본유출이 가속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다. 위안화 폭락은 자본 유출 가속화를 초래했다.

실제로 아이켄그린은 지난 한 달 새 중국 시장에서 이탈한 자본은 1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추산한 지난달 외화보유액은 3조 2300억 달러로, 한 달 새 995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지난 2013년 5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경기 불안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 방어를 위해 달러를 매도하면서 외화 보유액이 줄어든 것이다.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통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도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헤지펀드들의 ‘위안화 약세’ 베팅이 지속되고 있어 수출지표는 다소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자본유출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아이켄그린의 분석이다. 그는 이어 “이미 수 조 달러의 외화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본 통제는 더 큰 위험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중국이 대대적인 자본통제에 나설 경우, 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통화로 편입한 위안화의 위상은 무너진다. 또한, 국제무역을 벌이는 중국 기업 실적을 악화시켜 결과적으로 성장률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아이켄그린은 지적한다.

아이켄그린은 “자본통제는 중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경기불안까지 야기할 것”이라며 중국분만 아니라 세계가 위안화 환율의 ‘덫’에 빠졌다“고 적시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