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행보가 거침없다. 경제부총리에서 여의도로 복귀한 이후, “평의원으로 남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최 의원이다. 이후 행보를 보면 오히려 ‘평의원’이 최 의원에게 자유를 준 모양새다.
지원에 부담을 느낄 법한 지도부와 달리 최 의원이 ‘평의원’이기에 가능한 행보다. TK(대구 경북)를 돌며 연일 ‘진박(眞朴)’ 지원에 나서고 유승민 의원 등 현역 TK 의원에게 날을 세운다.
지난 1월 30일에는 대구 북구갑에서, 이어 지난 1일에는 대구 중ㆍ남구, 부산 기장 등을 돌며 진박 예비후보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발언 수위도 연일 아슬아슬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울 때 TK 의원들은 뭐 했느냐”, “대통령이 진박을 얘기했는데 마치 코미디하듯 조롱해서 되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대구) 현역 의원들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을 돕고자 나온 후보들이 장관, 청와대 출신 수석”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걸 반성하자는데, 정부 성공을 위해 일한 사람은 내 말에 ‘옳소’하지만 스스로 꿀리는 게 있는 사람이 나서서 반기를 들더라”고도 했다. 특정 이름을 지칭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유승민 의원을 공격하는 발언이다. TK 현역 의원 물갈이론과 함께 진박 힘 실어주기에 나선, ‘진박 전도사’를 연일 자청하는 최 의원이다.
최 의원이 연일 진박 지원사격을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역으로 그가 평의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최 의원은 여의도로 복귀한 이후 중요 직책을 맡게 될 것이냐는 질문마다 “평의원으로 남겠다”는 답을 반복해왔다. 권력에 욕심 내지 않겠다는 표면상의 이유이지만, 이후 최 의원의 행보를 보면 오히려 평의원을 고수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친박계에서도 ‘최 의원 = 평의원’, ‘김무성 = 당 대표’란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최근 불거진 계파 갈등에서도 평의원과 달리 당 대표는 철저히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친박계인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2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아주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정해야 할 분이 50여명 특정 계파를 모아놓고 자리했다는 건 갈등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의 진박 지원 유세와 관련해선, “김 대표와 최 의원이 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최 의원은 특정 계파의 실세로 하는 것이며 평의원이다. 하지만 김 대표 당의 대표이기 때문에 똑같이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의원은 정치적 소신과 철학을 얘기할 수 있고 친분이 있는 사람을 지원할 수 있지만 당 대표는 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총선과 관련,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비박계에선 내심 서운해 하는 기류도 있다. 전방위적인 지원이 쏟아지는 친박계와 달리 비박계에선 ‘살아서 돌아오라’는 메시지 뿐이라는 불만이다. 김무성과 최경환, 총선 정국에선 당 대표와 평의원의 속사정도 엇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