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노동개혁 4법 중 비정규직 관련 파견근로법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기간제법을 양보하는 대신 파견법만이라도 통과시켜 달라며 촉구했지만 야당은 여전히 ‘파견법 폐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파견법 개정안은 55세 이상 고령자와 근로소득 상위 25%인 고소득 전문직, 금형ㆍ주조 등 ‘뿌리산업’에 파견 근로자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구인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로서는 현장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해 파견 허용업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반면 노동계와 야당은 뿌리산업에 파견이 허용되면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전반으로 파견 근로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견법을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며 반대하는 이유다.
이에 정부는 사내하청의 불법 파견은 근절돼야 한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파견대상도 새 일자리가 필요한 55세 이상 고령자, 유연한 근무가 필요한 고소득전문직, 인력난과 고용불안이 심한 뿌리산업에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뿌리산업의 파견허용은 중소ㆍ중견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대기업의 생산공정까지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내하도급을 통해 대기업 사업장에도 파견이 확대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를 비롯한 야당은 파견대상 허용 확대는 일자리 확대와 무관하고, 직접고용 관계를 간접고용으로 전환시키는 ‘회전문 효과’만 발생시킨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정부는 정규직과 파견직은 서로 업무가 달라 정규직 대체 가능성은 낮아 간접고용이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노동경제학회의 자료를 인용하며 파견대상 업무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더라도 파견근로자 규모가 현재 0.9%에서 약 2% 수준에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정부는 기간제 근로자법의 경우 노동계에서 비정규직만 양산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입법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기간제법은 35세 이상 근로자가 원할 경우 기간제 계약을 현행 2년에서 2년 연장(4년)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들이 계약기간 연장을 선택할 수 있게 해 불안정한 고용을 해소하고, 직무의 숙련형성 기회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현재 사업장이 2년 계약 후 계속 고용할 경우 정규직 전환이 의무화돼 있지만 2년 더 연장이 가능해지면 정규직 전환은 더 힘들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4년 식 비정규직 근로자만 확대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