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사재출연을 위해 삼성SDS 지분을 매각했다. 두 가지 팩트지만, 일단 삼성의 다음을 예상하는 데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
우선 금산분리의 큰 방향이다. 삼성카드는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비금융회사가 대주주이던 곳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단일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삼성의 금융회사들은 모두 삼성생명이 지배하는 모양이 됐다.
남은 금산분리 단계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물산이다.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과,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생명 지분이다. 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한 반드시 지분을 정리해야 할 의무는 없다.
따라서 이들 지분이 움직인다면 삼성의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봐도 무방할 듯 보인다. 그런데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시가로 14조원에 육박하고,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생명 지분도 4조원이 넘는다. 사고 팔거나, 맞바꾸기 쉽지 않다.
사실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은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과 '동전의 양면'이다.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물산 최대주주이며, 이건희 회장 지분을 넘겨받으면 삼성생명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유일하게 최대주주가 아닌 회사는 삼성전자 뿐이다.
이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아도 그냥 한 사람의 대주주일 지배주주가 되기는 어렵다. 현재는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지만, 금산분리로 간다면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밖에 없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
외부 전문가들 시각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인적분할(분할 전 회사의 주주구조와 똑 같은 두 회사로 쪼개는 방법)' 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각각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쪼개 지주회사끼리 합병하는 방법이다. 두 회사 모두 이 부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또는 예정)인 만큼 합병을 해도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SDS 지분매각은 유사시 이 부회장 등 일가의 현금인출기(ATM)이 될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주식 매각 이유는 삼성엔지니어링 사재출연에 쓸 3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배구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많지 않음을 뜻하기도 한다. 상속이나 증여 또는 향후 지배구조 강화 과정에서 삼성SDS 지분이 주요한 재원(財源)이 될 전망이다.
투자포인트는 세가지다.
첫째,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에 대한 삼성생명의 지배력 강화 가능성이다. 지주회사가 되려면 지금보다 지배주주 지분율을 높이든, 자사주를 더 매입해야 한다. 수급상 주가 상승요인이다. 다만 카드업과 증권업 모두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지주사로의 가치 집중이다. 이른바 ‘총수일가가 직접 지배하는 주식에 투자하면 손해보지 않는다’는 법칙은 아직 깨지지는 않았다. 결국 삼성의 모든 가치가 집중될 곳은 삼성물산이다. 반대로 삼성SDS처럼 결국 총수 현금 마련을 위해 지분을 파는 곳은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셋쩨는 타이밍이다. 원샷법과 지주회사 법 등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환경의 변화나, 변화 대상기업의 급격한 주가변화, 새로운 사업의 급부상 시점 등이 변곡점이다. 변곡점을 빨리 읽을수록 투자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기대수익률도 높아진다. 물론 투자위험도 이에 비례한다. 단기재료의경우 그 영향력에 따라 차익실현 시기를 계산하는 것 역시 투자의 기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