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보건복지부는 26일 자살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정신질환 조기발견 시스템’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도 우울, 불안 등에 대한 진단과 치료약 처방 등은 동네의원에서도 가능하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복지부는 동네의원에 관련 교육을 하는 한편 우울증 등에 대한 선별 검사 도구를 개발해 보급하고 관련 수가를 만들어 진료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네의원에서의 진단 후에도 전문치료가 필요할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이나 각 지역의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하도록 해 적극적인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뿐 아니라 가정의학과, 내과 등 동네의원에서 자살위험과 우울증에 대한 선별검사를 할 수 있도록 1차 의료기관의 역할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복지부는 작년 연말 발표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16~2020년)’에서 내년까지1차 의료기관의 우울, 불안 등 주요 정신과적 문제에 대한 진단·처방을 확대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연계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이날 발표한 자살 사망자 121명의 심리부검 결과를 보면 88.4%가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사망 한달 이내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나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이용한 경우는 25.1%에 그쳤고, 오히려 복통 같은 신체적 불편감이나 수면 곤란 등으로 1차 의료기관, 한의원을 방문한 경우는 25.6%로 이보다 많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동네의원이 환자를 발견했다면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도 있었던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자살 사망자 중에서는 자살 징후가 보이지만 이처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진료를 하는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고, 가려고 해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꺼려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2013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28.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연 1위다. 반면 항우울제 처방은 OECD 조사대상 28개국 중 27개국으로 최하위권이다. 이 같은 복지부의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항우울제를 과잉 처방하게 되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의 전문적인 치료를 오히려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위험군이 정신건강 관련 진료를 적극적으로 받도록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동네의원과 정신건강의학과 의료기관을 연계하는 체계를 내실있게 갖춘다면 우려하는 부분은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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