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증시-유가 같이 움직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주식시장이 국제유가 향방에 따라 울고 웃고 있다.

유가하락은 곧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이는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와 국제유가의 커플링(동조화)가 심화되면서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의 관심도 유가로 쏠리고 있다.

유가-증시 ‘커플링’ 심화…상관계수 1에 근접 =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무려 5.8%(1.85달러) 급락한 배럴당 30.34달러를 기록하자, 뉴욕증시 역시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9% 하락한 1만5885.22를 기록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56%, 1.58% 내렸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6%대의 하락폭을 보이면서 유럽 각국 주요 증시도 하락마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주식시장의 상호연관성을 나타내는 상관계수는 26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자체 조사 결과 지난 한 달 간 브렌트유와 S&P500 지수의 상관계수가 0.97까지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브렌트유와 S&P500지수의 움직임이 같아진다.

유가가 오르면 주가지수가 상승하고, 유가가 하락하면 주가도 동반하락하는 변동성이 거의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유가하락→위험자산 투자심리하락→증시하락 ‘악순환’= 이처럼 유가와 증시의 흐름이 같아진 것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때문이다.

정보순환이 빠른 지금의 주식시장은 50년 전 주식시장과는 다르다.

국제유가의 하락은 주로 공급과잉 우려 때문이라는 지적이지만, 이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감소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세계 2위의 석유소비국이다.

중국의 증시폭락은 유가하락과 연관지을 수 있고, 주식시장 침체는 다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

중국에서 시작된 증시하락의 여파는 국내 증시는 물론 유럽을 거쳐 미국, 일본 증시로 다시 돌아와 전 세계 증시에 영향을 미친다.

스위스 투자업체 프라임파트너스의 프랑수아 사바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심리가 (서로가 서로를 참고하는)악순환을 보이고있다”며 “(외부 악재 없이)자가발전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직접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미국 셰일가스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시노펙(Sinopec), 페트로차이나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다. 이들이 주가지수의 하락을 견인하는 것도 ‘커플링’의 한 이유다. 국내 증시는 국제유가 하락에 ‘오일머니’가 빠져나가며 26일까지 37일째 최장기간 외인매도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시, 유가와 어떻게 움직이나=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현재까지 유가와 코스피 지수의 상관계수는 0.7로 나타났다.

35달러 이하에서는 상관계수가 0.74이지만, 그 이상에서는 0.58로 조사됐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가 35달러까지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코스피 절대수준을 구하면 193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변동에 따른 코스피 민감도 분석을 통해서는 3%의 추가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1940포인트를 전망했다.

그러나 곽 연구원은 “추가 반등을 위해서는 유가가 30달러 선에서 안정화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증시가 안정되려면 우선 유가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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