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대부업체 8694곳 대출총액 11조의 60%수준 이용자는 155만명 추산 대부분 폭력조직 연계 유흥업소와 결탁 공생관계도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고 고리를 받는 대부업은 합법적인 사업이다. 정부가 정한 대부업 등록조건을 갖추고, ‘이자율 상한선’을 지키면 된다. 문제는 등록하지 않고 법정 최고 이자율인 34.9% 이상을 받거나, 불법 채권 추심으로 대출자에게 과도한 피해를 입히는 ‘불법 대부업’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조직범죄단체의 불법적 지하경제 운영실태의 정책대안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불법 대부업 시장 규모는 최대 7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불법 대부업체 이용자 154만5000명에게 200만~400만원씩 최대 6조9900억원을 빌려줬다. 합법적으로 등록된 대부업체 8694개가 249만명에게 대출한 11조1592억원의 60% 수준이다.
이런 대부업체 가운데 합법과 불법을 구분하는 건 쉽지 않다. 많은 업소가 등록과 폐업, 재등록을 반복하며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등록절차가 매우 간소한 것도 원인이다. 지자체에 10만원의 수수료를 납부하고 일정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된다. 정식 등록업체도 법정 이자율을 웃도는 이자를 받는 등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것도 합법 업소와 불법 업소를 구분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불법 대부업 이용자들은 은행과 2금융기관은 물론, 합법적인 대부업도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다. 지난 2014년 12월 기준 이자율 변동으로 기존 대출시장에서 대출이 어려워진 65만4914명과, 이미 신용등급이 낮아 불법 대부업을 이용해온 88만9594명 정도가 주된 이용자다.
요즘은 급전이 필요할 때 불법 대부업을 찾는 경우도 많다. 합법적으로 대출을 받으려면 준비 서류가 많고, 기간도 꽤 걸려 빠르고 간단히 돈을 쓰려는 사람이 불법 대부업을 노크하는 것이다.
아울러 폭력조직이 대부업에 관여할 경우 고수익을 노리고 불법적으로 운영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연구원이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 수감 중이거나 전과가 있는 조직폭력배 307명을 상대로 심층 설문조사한 결과, 본인이 속했던 조직이 대부업을 운영했다는 응답이 54.4%나 됐다. 현존하는 국내 조직의 과반이 대부업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불법 대부업에서 나온 돈은 유흥업, 성매매, 도박업소 등 지하경제로 지속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부업을 하는 조직은 절반(49.2%)이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오락실, 게임장 등을 직접 운영하는 곳도 43.3%나 됐다. 특히 도박장, 사설경마를 운영하는 조직들은 78.1%가 대부업을 하고 있었다.
서울과 강원도에서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한 30대 중반 A씨는 “도박판이든 성매매업소든 일단 수익률이 나온다 싶은 곳에서는 돈놀이가 없을 수 없다”며 “조직원들 중 사채를 하는 사람이 10명 중 7명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한 30대 초반 B씨는 “유흥주점과 대부업은 공생관계”라며 “아가씨나 급전이 필요한 손님에게 선불금 이자 30%를 적용해 100만원을 빌려주면 30만원을 떼고 70만원을 주는 불법 대부업을 했다”고 했다.
박일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