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매수여력 기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중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증시불안과 저유가 쇼크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30일째 매물폭탄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이 국내증시를 지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올해 10조원 가량의 매수 여력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국내 연기금들도 자산운용 전략의 다변화를 위해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4년 만에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섰다. 순매도 규모는 3조6000억원에 이르렀으며 하반기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은 전주말까지 사실상 30일째 순매도행진을 이어가며, 외국인 순매도 최장 기록인 ‘33거래일’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 등 연기금만이 9조1000억원의 순매수로 6년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대규모 외인 매도세에도 국내 증시를 지킨 것은 연기금이었던 셈이다.

올해도 연기금의 움직임에 투자세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후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국면에 들어선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도 약 10조원 내외의 매수여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은 매년 순자산이 50조원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국내주식 투자비중이 20% 내외일 것으로 예상하면 이같은 매수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만 해도 24조원에 불과하던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10월 504조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연말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5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증시는 중국 리스크의 확대와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등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외국인들의 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기금의 투자여력으로 “수급측면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것이 김후정 연구원의 평가다.

그러나 연기금도 장기적으로는 국내증시의 여러 불안요인에 대한 위험을 줄이고, 투자 채널을 다변화하기 위해 해외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 연말 기준 13.1%인 해외주식 비중을 2020년 20%까지 늘릴 예정이다.

특히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자금이동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 때문에 매매에 유연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부분이 약점으로 꼽힌다. 국민연금 관계자 역시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기금운용 계획상 해외투자 부문이 확대되고 있고, 수익측면을 고려해서도 국내주식 및 채권뿐 아니라 해외주식에도 투자를 늘리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시장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에 향후 운용 면에서 지급능력을 키우려면 주식을 통한 기금운용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은 자산운용전략을 다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교직원공제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조원 이상을 해외자산에 신규투자할 계획이다.

사학연금도 2017년까지 해외투자 확대가 예상되며 행정공제화는 해외 투자처 발굴과 관리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연금은 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을 2배 늘리고 대체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늘리기로 계획하는 등 국내증시 직접투자 비중이 줄어들 전망이다.

김후정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은 올해도 작년처럼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이유로 자산이 크게 증가하는 국민연금의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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