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2’ 찍는 한국, ‘별그대’에 놀란 중국, 대륙 간 ‘캡틴아메리카 2’
‘별그대’같은 작품 제작능력 배우기 中, 한국의 스토리텔링능력 벤치마킹 할리우드와는 대규모 합작 추진 5년간 10억弗투자 영화 10편 제작
동아시아는 세계 엔터 멜팅포트 문화콘텐츠시장 주도권 경쟁 가열 한국에선 최근 ‘어벤져스2’의 서울촬영이 화제였다. 중국에선 정부 고위관료가 “우리는 왜 ‘별에서 온 그대’와 같은 드라마를 찍지 못하느냐”고 한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중국 미디어그룹 화이브러더스는 지난 3월 초 전 워너브러더스 회장이 설립한 할리우드의 새 영화사 스튜디오8에 120만~150만달러(12억~16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최대의 기대를 받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2’의 아시아 프로모션 행사는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중국에서 열렸다. 주연 여배우 스칼렛 조핸슨이 지난 3월 24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동아시아가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최전선으로 떠올랐다. 그 중심엔 물론 현재 세계 2위이며 5년 내에 미국을 제치고 최대 규모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이 있다. 이를 두고 한ㆍ중ㆍ미 3국 간 경쟁이 치열하다. 약 2조원의 시장규모(극장)인 한국과 4조원에 육박하는 중국, 11조원을 넘은 미국이 벌이는 체급 없는 문화전쟁이다. 자본과 기술, 인력 그리고 문화 가치를 놓고 싸우는 ‘삼국지’다. 서로 다른 목표와 전략 속에서 합종연횡이 거듭되고 있다. 비유컨대 서로에게 ‘양다리’인 셈이다.
가장 중요한 중국의 목표와 전략은 한마디로 ‘중국적인 가치의 실현’과 방법 및 상대를 불문한 ‘실용주의’ 노선으로 요약된다.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부 글로벌마케팅 김미현 팀장은 “중국은 자국 문화와 가치를 담은 영화를 범세계적 수준으로 제작하겠다는 목표 아래 한국과 미국의 선진 영상 국가와 손을 잡는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으로부터는 인력과 제작 노하우, 콘텐츠창작력을 배우려고 하며, 할리우드로부터는 세계적인 규모와 수준에 이르기 위한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지역적으로 가장 가까운 아시아 문화권의 국가로서 한국으로부터 얻어내려고 하는 것은 자본이 아니라 기술과 인력,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능력이다.
지난해 세계영상위원회총회 참석차 한국을 찾았던 중국 보나필름의 제프리 찬 이사는 “국가 간 공동 제작은 두 나라 영화 시장이 같은 수준일 때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 중국은 이미 너무 커져 버렸다”며 “우리에겐 돈이 넘쳐나고, 한국에 대해 필요한 것은 합자나 공동제작이 아니라 우수한 인력과 기술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계가 중국과 일을 하고 싶다면 “중국에 들어와 중국 영화계의 일원으로 중국어 영화를 만들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지난해 가장 성공한 외화는 ‘아이언맨3’로 중국 영화를 포함해도 2위의 성적을 거뒀지만, 중국에선 “할리우드 영화를 배워라”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중국 정부 고위 관료는 “우리는 왜 ‘별그대’같은 작품을 왜 못 만드냐’고 했고, 영진위 중국 통신원 리포트에 따르면 푸젠헝예영화배급유한회사의 CEO 천후이는 일부 대작을 빼놓고는 졸작이 양산되는 중국 영화계에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한국 영화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일간 ‘청스콰이빠오’가 지난 1월 보도했다.
반면, 중국은 할리우드와 대규모 합자와 합작을 강화하고 있다. 상하이 미디어 그룹은 지난달 초 월트 디즈니사와 장편 영화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 디즈니는 이미 지난 2012년에 중국 문화부의 차이나 애니메이션 그룹과 함께 협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또 비손 캐피털 홀딩스는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의 탤런트 에이전시(연예인과 예술가가 소속된 매니지먼트사)에 투자했다. 할리우드 프로듀서 로버트 시몬즈와 지지 프리츠커는 상하이 미디어 그룹 관계사인 호니 캐피털의 투자를 받아 향후 5년간 10억달러를 투입, 10편 이내의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드림웍스는 상하이에 24억달러 규모의 오락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업계로선 한국이나 중국이나 한결같이 할리우드 영화의 가장 큰 소비시장 중 하나다. 그러나 성격은 약간 다르다. 중국은 미국 시장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가 매력적이라면, 한국은 한류로 상징되는 아시아 시장의 ‘트렌드 세터(유행 선도자)’라는 점이 할리우드로선 중요하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세계 최초 개봉이 늘고, 아시아 프로모션 행사 및 로케이션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영진위의 김미현 팀장은 “중국 영화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자국 시장 보호 정책과 복잡한 콘텐츠 유통 시장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완성작 수출과 지속적인 합작과 합자, 인력 및 기술의 수출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홍콩을 통한 협력이나 극장 외 중국 내 TV와 온라인 시장 등 수익의 다변화 등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