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티=안형석 기자]2013년 9월 시드니에서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소개되었다. 바로 시드니 외곽 지역에 무슬림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프로젝트가 아닌 민간 프로젝트로, 아직까지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지는 못하였지만 에스닉지역(Ethnic region)이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 상황을 고려하면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젝트기에 소개하고자 한다.‘콰타바 홈즈(Qartaba Homes)’라는 이 프로젝트는 무슬림 주민을 위해 Halal Housing으로 알려진 이슬람식 주택을 무이자 대출로 공급하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Muslim Enclave, 즉 무슬림 집단 거주지역을 형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주택 가격은 8만 5천 호주달러(한화 약 7천만 원1)부터 145호의 주택을 공급하고자 하였으며, 각 주택의 대지면적은 400~800㎡으로 계획되었다. 대출이자는 24개월부터 최장 30개월까지 무료로 제공되며, 단 주택 및 대지 구입시 월 상환금의 30~35%를 보증금으로 한다.
대지는 시드니 중심지로부터 약 5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고속도로를 통해 자동차나 기차(우리나라의 지하철에 해당)로 접근이 가능하다. 이 지역은 주로 노동자(working-class)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특징이 있으며, 고속도로 반대편으로 쇼핑센터와 새로운 주거단지가 계획되고 있어 지속적인 인구 증가가 예견되는 상황이었다.개발자는 주택구입의 대상을 무슬림으로 한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슬람식 주택이나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이자 대출로 공급하겠다는 전략, 그리고 무슬림 집단 거주지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무슬림 외의 주민이 이 주택을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슬림 커뮤니티를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비전은 충분히 가능한 생각이겠으나 이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비판에 직면하였다.우선, 이 주거단지가 주변의 다른 커뮤니티와 함께 지역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겠는가하는 것이다. 비판자들은 이 단지가 지역에 속한 것이 아닌 벽으로 막히고 무슬림이라는 특정 커뮤니티로 다른 커뮤니티를 배제하는 지역의 ‘섬(island)’처럼 되어 결국 지역을 분열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였다.지역주민 입장에서도 이 프로젝트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지역의 중소규모 회사나 상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왜냐하면 이 주거단지를 통해 무슬림 커뮤니티가 성장하게 되면 더욱 안정적인 노동력 공급, 그리고 소비자가 생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슬림이 아닌 주민의 입장에서는 무슬림 커뮤니티의 성장에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이미 지역 정부인 Blacktown Council이 무슬림 사람들만을 위한 묘지를 건설한 터라 무슬림에 대한 차별적 지원에 반감이 크게 형성된 상태여서 이 프로젝트가 그런 주민의 감정을 크게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당시 대상지는 주거단지로 개발되기 위해 많은 기반시설공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따라서 주택개발을 위해 여러 기반시설 공사업체와의 협의도 커다란 과제로 지적되었다.한편 민족지역 형성이라는 입장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앤드류 자큐보위츠(Andrew Jakubowicz) 시드니 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사회학 교수는 이러한 민족지역 형성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며, 비슷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모여 살면서 편안함을 찾는 것은 기독교 커뮤니티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발견되어 온 것이라 말했다. 또한 민족지역이 이웃 커뮤니티를 배제하고 몰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종교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해 형성되기도 한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이 점에 관해 예일 스테판(Yale Stephens)이라는 칼럼니스트는 호주의 이민 역사를 예로 들며 무슬림 민족지역은 호주의 다른 민족지역과는 상이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호주의 다른 민족지역은 이민자들이 처음 호주에 도착하였을 때 비슷한 민족성이나 종교를 가진 집단에 속해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정착하기 위해 형성된 것이지만, 이 프로젝트는 그와 반대로 인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슬람 섬을 만들어 결국 ‘벽으로 막은 커뮤니티(Walled Community)’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하였다.이 프로젝트는 결국 사전 공사계획(pre-lodgment plan)까지만 진행되었고, 공식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신청(application)이 이뤄지지 않아 앞선 논의의 옳고 그름을 아직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는 무슬림 커뮤니티에 대한 최초의 계획으로 알려져 있기에 그 의미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겠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들에서 외국인 마을, 커뮤니티가 생성되고 있으며 서울시는 이들 지역에 대한 글로벌 존, 글로벌 센터, 외국인 마을 특화 계획 등 구체적인 관리계획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의 외국인 커뮤니티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들의 커뮤니티에 대한 관리, 커뮤니티 특성과 수요가 반영된 주거계획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음을 인지하고 이 관점에서 다문화사회로의 발전을 구체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본 기사는 세계도시정보(https://ubin.krihs.re.kr/ubin/wurban/citydesign_view.php?no=1549&thema=&start=0)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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