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수제 맥주 열풍에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대형 맥주 회사들의 밀레니얼 세대(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미국 주류 시장에서 맥주는 와인과 위스키에 밀려 점유율이 10% 가까이 떨어졌다고 블룸버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나마 지키고 있는 점유율 중에서도 대기업이 생산하는 맥주의 점유율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크래프트 맥주 때문이다. 미국양조협회에 따르면 크래프트 맥주는 2010년 이래 계속해서 점유율을 높여왔고 2014년에는 19%에 이를 정도가 됐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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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와 같은 대형 맥주회사는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밀레니얼 세대를 주목한다. 이들 세대는 미국에서 인구 1억1500만명에 달해 식품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향후 5년간 미국 내 소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에서 29%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수많은 업체들이 이들 세대를 공략하고 싶어하지만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한 보고서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그들 부모나 조부모 세대에게 통했던 마케팅 전술이 통하지 않는다. 그들은 상품에 개성이 있기를 바라고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트 맥주는 이들의 감성을 적절하게 공략해 내는 데 성공했다. 회사의 소소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것 같은 지역 장인이 조그만 벽돌 창고에서 소량만 제조된다는 이미지가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은 것이다. 밀러코어스의 스캇 휘틀리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진실함, 진정성, 유산 이런 것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장에서 대규모로 기계 찍어내듯 만들어 내는 맥주에는 영혼이 깃들여있지 않다는 게 밀레니얼 세대들의 얘기다.

대형 맥주 회사들은 크래프트 맥주를 눌러버릴 수 없다면, 차라리 사버리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AB인베브는 2011년 시카고의 구스 아일랜드 비어를 사들이면서 이런 움직임을 시작했다. 버드와이저는 최근 2년 동안 여섯개의 미국 크래프트 제조회사를 인수했다.

그러나 대형 맥주 회사들의 크래프트 맥주 회사 인수는 양날의 칼이다. 크래프트 맥주를 좀 더 대중적으로 알리는 효과는 있지만, 기존에 해당 맥주를 좋아했던 이들은 순수함을 잃었다는 이유로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AB인베브가 인수한 일리시안 브루잉의 유명한 맥주 제품 ‘루저 페일 에일’의 라벨에 ‘Corporate Beer Still Sucks(대형 맥주 회사 제품은 여전히 엉망이야)’라는 문구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은, 과거의 팬들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는 해석도 있을 정도다.

대형 맥주 회사들은 기존과는 다른 프로모션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광고비를 대폭 줄이는 대신, 야구 경기장 1루석 뒤편에 좌석을 마련하거나 하는 식이다. AB인베브가 신제품 ‘베스트 댐 루트 비어’의 광고를 거의 하지 않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존 스퀏 마케팅 부사장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이 광고 예산이 제로(0)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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