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오전 11시. 1이 5개나 붙어있던 묘한 순간(NC는 항상 전지훈련이 시작되는 주의 월요일마다, 신년회 이후 점심식사를 위해 11시에 맞춰 신년회를 열어왔다. 1이 5개나 붙은 건 기분 좋은 우연이다). 대업을 노리는 공룡군단이 창단 이후 5번째 신년회를 열었다. 이태일 NC대표이사를 비롯해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 160명이 참가한 대규모 행사. 신년회는 보통 한 단체의 ‘관계자’들이 모여 새로운 한해를 위해 서로 힘을 북돋고, 목표를 공유하는 자리다. NC는 당연히(?) 공룡가족의 일원인 팬들도 초대했다. 지난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년회에 팬들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신년회가 올림픽 기념관 2층을 열어 누구나 행사를 지켜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었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룡가족이 구단의 초대에 응했다. 약 200여 명의 팬들은 2층에 있는 좌석을 가득 채웠다. 통로에 앉거나 서서 신년회를 지켜보는 팬들도 많았다. 팬들은 구단이 준비한 영상이 나오고 선수들이 인사할 때마다 큰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주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신년회를 생기 있게 만들었다. 신년회의 시작은 뜨거웠던 2015년 ‘전력질주’를 짧은 영상으로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마지막 정규시즌 홈경기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미 공개된 영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룡가족들은 설렘과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영상을 지켜봤다. 영상이 끝남과 동시에 2015년을 떠나보냈다. 자신감-자부심-떳떳함을 가진 행진신년사를 맡은 이태일 대표이사는 ‘함께’와 하나’를 강조했다. “작년에는 이 행사를 1월 12일날 했는데, 올해는 하루 앞당겨졌다. 이 행사를 시작하는 시간이 11시. 왠지 모르게 특정한 숫자가 겹치는 것이 좋은 기분이다. 큰 의미를 일부러 만든 것은 아니지만 숫자들이 올해 좋은 느낌을 가져다 줄 것 같다”고 운을 뗀 이 대표는 지난 4년간의 발걸음을 회고했다. 그는 매해의 시작과 마지막에 느꼈던 감정을 소탈하게 말했다. 그 속에는 지금까지의 슬로건이 숨어있었다.
그의 말대로 NC는 매 시즌을 슬로건대로 보냈다. KBO리그에 처음 참가한 2013시즌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거침없이’ 달렸고, 이듬해는 하나가 되어 ‘동반질주’했다. 2015년은 전해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전력질주’ 했었다. 눈앞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했던 아기공룡은 어느덧 대업을 노리는 거대한 공룡이 됐다. ‘행진’. 많은 이들이 우승후보로 손꼽는 NC의 올 시즌 슬로건이다. 이 대표이사는 "행진은 함께 신념을 갖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함께 신념을 갖고 앞으로 나가자. 더 이상 신생팀이 아니고 리그의 리더 중 하나로 2016시즌을 행진할 것이다. 우리는 당당하게 나갈 수 있다. 주위의 기대에 걱정과 의심, 부정적인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오히려 자신감, 자부심, 떳떳함 등 긍정의 힘으로 다가와 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우리는 전력질주를 하게 되면 부끄럽지 않고 당당할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고,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만큼 당당해지자는, 주변 시선과 환경의 변화에 흔들리지 말자는 의미다. 당당하게 뛰어서 얻어낸 것이 우리 결과를 입증해준다. 올해 당당하게 행진할 것이다"며 ‘당당한 행진’을 강조했다.모든 공룡가족들이 함께 시작한 2016 시즌
‘당당한 행진’을 이끌 선수들이 무대 위로 올랐다. 밝은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은 ‘캡틴’ 이종욱은 “자만이 아닌 자신감을 가지면 될 것 같다. 부담감을 즐길 수 있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이 끝난 후에는 모두가 놀랄만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라며 공룡가족들에게 큰 환호를 받았다. 환호는 끝나지 않았다. 곧이어 FA영입선수-2차 및 신인 드래프트선수-군전역선수-새 코칭스태프가 공룡가족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다.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선수는 새 얼굴 중 가장 기대가 큰 박석민이었다. NC 공식행사에 처음 나선 박석민은 다소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팀이 추구하는 정의 명예 존중 이 3가지 단어를 항상 가슴에 새기면서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든든한 한마디를 남겼다. 공룡가족들은 다른 선수들은 물론 프런트의 신입사원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줬다. 박수를 마친 팬들은 바쁜 발걸음으로 올림픽 기념관을 빠져나갔다. 단체사진 촬영을 위해 마산야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였다. 몇몇 팬은 그 짧은 틈을 타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거나,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기도 했다. 아주 아름다운 배경은 아니었지만,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마음껏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도 얻었다. 야구장 잔디교체 공사로 인해 단체 사진 촬영이 주차장에서 진행됐기 때문. 그 덕(?)인지 몰라도 팬들은 점심 식사를 위해 야구장 안으로 들어가는 선수들을 그리 아쉽지 않게 보내줄 수 있었다.
2016시즌을 ‘행진’ 하기로 한 NC는 KBO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팬과 함께 신년회를 가졌다. 매년 슬로건 내용과 같은 시즌을 보낸 공룡군단이 올해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자못 기대된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모든 공룡가족이 KBO리그의 마지막 순간까지 즐겁게 행진하길 바란다. *Notimeover: 야구를 인생의 지표로 삼으며 전국을 제집처럼 돌아다니는 혈기왕성한 야구쟁이. 사연 많은 선수들이 그려내는 패기 넘치는 야구에 반해 갈매기 생활을 청산하고 공룡군단에 몸과 마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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