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전망 악화·수급부담 우려에 중동 불안 겹쳐 글로벌 증시 폭락… 상반기까지 점진적 경제회복 예상 글로벌 금융전문가도 “매우 과장”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금·국채 강세
글로벌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두 악재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병신년 첫 거래일인 4일(현지시간) 중국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상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9% 하락했고, 심천종합지수도 -8.2% 급락했다. 이어 개장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증시도 후폭풍에 시달렸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금, 국채, 엔화로 몰려들었다. 국내외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저유가 국면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중국발 악재는 진정될 것으로 봤다.
▶ 중동과 중국…2중 악재=기름을 부은 곳은 ‘중동’, 방아쇠를 당긴 것은 ‘중국’이었다.
계속되는 저유가 공포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높이며 글로벌 경기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머징 통화지수는 유가 등 원자재 급락의 여파로 지난해 말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산유국간 치킨게임으로 추가하락 리스크가 높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단절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쳤다. 미국 원자재 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어게인 캐피털의 창업 파트너 존 킬더프는 “사우디와 이란의 긴장 고조 속에 올해 유가는 배럴당 20달러선 아래로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 증시 폭락은 결정적 트리거로 작용했다. 4일 중국증시는 중국정부가 서킷브레이커(CSI300지수 기준 장중 5%급락시 15분간 거래중지)를 도입한 첫 날 바로 발동했다. 지수 하락폭이 추가 확대되자 CSRC(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당일 거래를 중단시켰다. 이어 글로벌 증시도 폭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6%,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5%, 2.1% 하락했다.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가 2.4%,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30지수가 4.3%, 프랑스 파리 CAC 40 지수가 2.5% 각각 떨어졌다.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0% 하락했다.
▶ 중국폭락은 일시적=중국 증시 폭락 원인으로는 경제전망 악화, 수급부담 우려, 중동 불안이 꼽혔다. 12월 제조업 PMI는 49.7로 예상치(49.8)을 밑돌았고, 4일 발표된 차이신 12월 제조업지수도 48.2로 예상치(48.9)에 못미치면서 성장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또한 수급측면에서도 지난 7월 주가급락 당시 시행된 5%이상 대주주 및 임원의 지분매각 금지조치가 9일로 해제되, 투자자들의 투매심리를 자극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물량이 약 1조 2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중국이 이란 원유사업에 상당한 규모를 투자 했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같은 ‘쇼크’가 곧 진정될 것으로 봤다.
알랜 본 메렌 단스케방크 투자분석가는 “중국은 2016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회복과 정부당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재정정책에 힘입어 점진적인 경제회복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도 “작년 하반기 중국 증시 당일 6%이상 급락시 부양조치가 실시됐고, 3500선을 하회했던 8월에는 주식매도 불허, 금리ㆍ지준율 동시 인하등 강도높은 정책을 실시했다”며 “4분기 GDP성장률이 발표(19일)되기 전 지준율 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美 전문가들 “중국 경제 경착륙 공포 과장됐다”=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발더 나아가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지부장을 역임한 스티븐 로치 예일대 선임연구원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중국 경착륙에 대한 공포가 매우 과장됐다”고 말했다.
로치 선임연구원은 또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부진을 이유로 중국 경기둔화를 판단하는 것에 대해 “중국을 산업 생산으로 판단하는 관념은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서비스 분야가 이미 중국 경제의 51%를 차지하고 있고 산업·건설 분야보다크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문사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 대표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야르데니 대표는 “중국 소식이 경천동지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중국의 제조업 PMI가 50 아래로 내려갔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하위 지수를 잘 살펴보면 (PMI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은 고용 지수다”라고 덧붙였다.
▶금, 국채,엔화 등 안전자산 강세=글로벌 주식시장의 급락과 중동정세 불안은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져, 금값이 상승했다. 다음달 인도분 금 가격은 장중 한 때 1083달러까지 올랐다가 1온스에 15달러(1.4%) 상승한 107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채권도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하락했다. 미국 재무부 채권 10년물은 전거래일 최종 수익률보다 0.051%포인트 낮아진 2.224%까지 하락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도 동반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장보다 0.7%내린 119.47엔을 기록, 지난 10월 중순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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