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건설사들이 업황 부진에도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인수합병(M&A) 양해각서(MOU) 체결단계에서 매각이 무산된 동부건설은 오는 3월 중 매각 공고를 다시 낼 예정이다. 연말결산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다.

오는 7일로 기업회생절차 개시 1년째를 맞는 동부건설은 그간 회생채권 3200억원 가운데 1100억원을 상환하며 재무부담을 줄였다.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따라 올해 900억원을 추가 상환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앞서 파인트리는 인수가액으로 최소 32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이 보유 중인 500억원대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 채권이 현대백화점과 동부익스프레스간 매각 협상 결렬로 인해 자금확보원으로서 가치가 사라지면서 파인트리는 인수협상에서 손을 뗐다.

동부건설은 거듭된 외형감소 속에도 지난달 말 SH공사와 520억원 규모로 항동공공주택지구 4단지 아파트, 도시형생활주택 1, 2단지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기본기’를 발휘했다. 올해 5000억원 수주를 목표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57위 울트라건설은 지난해 11월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뒤 약 2개월만인 오는 6일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실사작업 중 장부 상 오류로 인해 애초 공고 예정일보다 보름 가량 늦어졌다.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다고 해도 지난해 매각이 성사된 곳들이 있고, 관심을 보이는 회사들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옛 한보그룹의 자회사 한보건설 후신인 이 회사는 1998년 6월 한보의 부도로 기업회생절차에 나서 미국 건설사 울트라콘에 매각됐다. 첫번째 기업회생절차를 끝낸 지 13년만인 재작년에 다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동아건설산업도 삼일회계법인과 손잡고 이달 중 실사에 착수하고 늦어도 상반기 중에 매각 절차를 개시하는 일정을 잡고 있다.

지난달 매각 추진 4차례만에 세운건설컨소시엄과 M&A를 위한 투자계약을 맺은 극동건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극동건설은 기존회생채무(1135억원)과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희망 가액과의 차이로 인해 채무 조정을 받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 M&A와 회생절차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오는 12일까지 법원에 회생채권 내용을 신고한 뒤 회생계획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극동건설의 회생절차 돌입은 1998년, 2012년에 이어 세번째다.

이들 건설사의 매각 재도전이 새해 바람대로 원만히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해외수주 급감, 공급과잉, 공공프로젝트 감소 등 건설업황 전망은 지난해보다 나쁘다. 원매자는 인수대상과 시너지를 통한 사업확장성, 수주 가능성에 중점을 두는데, 기업회생절차 중인 건설사는 지속적인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공공기관 발주 시장에서 낙찰 적격심사에서 배제되거나 민간 주택시장에서도 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자금 대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산업연구실장은 “작년 4분기 이후 건설업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커져 매각 실패가 잇따랐다”며 “올해도 건설경기에 따라 매각 작업이 지연되는 등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M&A 이후 조기에 수주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단기적으로는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투자가 미흡해 재차 매물로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jshan@heraldcorp.com

표 - 기업회생절차 중인 건설사들의 매각 진행 상황

시공능력평가순위 건설사 매각 절차 단계

27 동부건설 3월 중 매각 공고

44 극동건설 1월12일까지 채권신고

57 울트라건설 1월6일 매각 공고 예정

65 동아건설산업 상반기 중 매각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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