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쌍용양회 등 6개 시멘트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이용해 가격 담합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시멘트업체들이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공정위는 시장 점유율과 시멘트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한 6개 시멘트회사에 과징금 1994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이들 6개 업체와 영업본부장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6개 시멘트 업체들은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다. 이들 업체는 국내 시멘트시장의 76.4%(2014년 출하량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6개 시멘트회사 영업본부장들은 수차례 모여 각 사의 시장점유율을 정하고, 지난 2011년 2월부터 이를 지키면서 시멘트를 출하하기로 했다. 이후 매월 두 번씩 영업팀장이 참여하는 모임을 열어 각 사의 출하량을 점검하며 시장점유율 준수 여부를 확인했다. 이때 미리 정해놓은 점유율을 초과한 회사는 점유율 미달 회사의 시멘트를 높은 가격으로 사는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

또 이들 업체는 시멘트 저가 판매를 막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확인하고, 편법 할인도 못 하게 했다. 2011년 3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시멘트가격을 담합했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격 인상 폭, 인상 시기를 약간씩 달리하기도 했다. 대형 레미콘 회사들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시멘트 공급을 15일간 중단하는 방법으로 압박해 결국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시멘트가격은 담합한지 1년 만에 1t당 4만6000원(2011년 1분기)에서 6만6000원(2012년 4월)으로 43% 올랐다. 최근 가격은 1t당 7만5000원 수준이다.

공정위는 시멘트업체와 레미콘 회사가 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담합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직권조사에 들어가 2011∼2013년 담합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 시멘트 업체가 공정위 제재를 받은 것은 1998년, 2001년, 2004년에 이어 네 번째다.

부과된 과징금은 쌍용양회가 875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일시멘트(446억3000만원), 성신양회(436억6000만원), 아세아시멘트(168억1000만원) 순이었다.

한편 쌍용양회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직원 PC를 바꿔치기하고 자료를 숨겼다. 한일시멘트도 임원 지시로 부하 직원들이 서류를 여자화장실과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숨겼다가 적발됐다. 이들 두 회사와 임직원에게는 자료 방해행위로 1억6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