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정부는 2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기관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 핵심개혁과제 성과점검회의’를 갖고 24개 부문의 개혁성과를 제시했지만, 국민들의 체감도는 크게 떨어진다.
개혁의 궁극적 목표가 경제의 비효율과 낭비적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체질을 강화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한편 경제ㆍ사회의 역동성을 높여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나아가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지만 이런 목표에 다가갔는지 큰 의문을 남겼다.
우리 경제, 특히 사회 전반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주력산업의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져드느냐, 아니면 과감한 개혁을 통한 제2의 도약이냐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때문에 정부는 올해 경제살리기와 구조개혁을 양대 축으로 정책을 추진해왔다.
구조개혁 부문에서는 공공과 노동ㆍ교육ㆍ금융 등 4대개혁과 경제혁신을 주요 과제로 설정해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으며, 이날 열린 성과점검회의에서 그 성과를 제시했다. 이날 회의의 주제는 ‘개혁의 실천, 현장의 체감, 국민의 행복’이었다.
각 부처의 보고를 보면 공무원연금개혁으로 30년간 185조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전 공공기관과 30대 민간기업의 66%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시간선택제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자유학기제 운영학교가 계획보다 80% 초과달성한 2551개교에 달했고, 핀테크 규제완화로 전자금융거래가 16%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의 성과도 보고했다.
이러한 정부의 성과 제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체감도는 크게 미흡하며, 특히 개혁을 통한 경제ㆍ사회적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은 취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몸을 움츠리고 있다.
개혁의 체감도가 떨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성과를 목표와 수치 중심으로 평가하다 보니 내실을 다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경우를 보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공기업 부채를 줄이는 성과를 냈다고 발표했지만, 부채가 521조원에서 5000억원(0.1%) 감소한 것에 불과하고, 일부 기관의 부채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 노동ㆍ금융ㆍ교육 부문의 개혁도 내실이 취약하긴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과 소통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국민 체감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개혁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다양한 이해집단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노력과 참여, 의식 및 제도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해온 개혁 방식은 정부가 개혁과제를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압박하는 방식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혁의 후유증을 우려하는 집단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이를 ‘적’으로 간주해 오히려 정치ㆍ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
저성장 국면 진입시 개혁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은 독일이나 영국, 스웨덴 등 선진국은 정치권은 물론 경영ㆍ노동ㆍ시민사회와의 다양한 소통과 사회협약을 통해 개혁을 성공시켰다. 우리의 개혁이 성공을 거두려면 먼저 개혁 방식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