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관련주 이혼 가능성에 급락 CJ 오너공백 장기화 주가 요동
올 한해 그룹 총수의 위력이 고스란히 반영된 곳은 바로 ‘주식시장’이다. 재벌 총수의 행보에 따라 관련 그룹의 주가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총수 부재’나 ‘재벌 가(家)의 집안 싸움’에 관련그룹주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요동쳤다. ‘오너 리스크’를 털어내고 반등세를 누린 그룹이 있는가 하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가 하락세를 걷기 시작한 기업도 있었다.
SK그룹주는 최태원-노소영 그룹 회장 부부의 이혼 가능성이 붉어지면서 오너 리스크를 바로 반영했다. SK는 지난 29일 1.57% 하락, 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주가는 6.52%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SK텔레콤의 경우 영구채 발행 소식과 맞물리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조원 넘게 증발했다. 30일에도 SK가 3% 가까운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 같은 주가 하락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식으로 비롯된 ‘SK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불륜사실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이혼은 최대 규모의 위자료나 재산분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혼 재산분할 과정에서 SK지분을 떼어주거나 매각할 경우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SK그룹은 최 회장의 특별사면으로 주가 상승을 맛보기도 했었다. 최 회장의 특별사면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월13일, SK이노베이션(6.57%), SK하이닉스(3.07%) 등 SK그룹 관련주들은 일제히 뛰어 올랐다. 이는 최 회장이 자리를 비우며 미뤄둔 대규모 투자와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감이 일시에 해소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됐다.
올해 증시를 뜨겁게 달군 지배주주 이슈에는 롯데 가의 ‘형제의 난’도 빼놓을 수 없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에 ‘후계 구도’를 놓고 벌어진 경영권 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된 데다가 롯데그룹 불매운동도 벌어지면서 롯데그룹 관련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형제의 난이 촉발된 7월17일부터 8월4일까지 5개 롯데그룹주의 시가총액은 총 2조1400억원 줄어들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전체 롯데그룹주 8종목의 주가 손익을 따지면 약 1조450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8월11일 지배구조 개혁안을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힌데 이어, 9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 종결을 재확인하며 롯데그룹주는 오너 리스크 극복에 나섰다.
CJ는 오너 리스크 장기화가 확정되면서 주가가 요동친 경우다. 지난 15일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날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결국 실형을 피하지 못하기 됐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과 함께 CJ는 이 회장의 부재로 투자 및 글로벌 신규사업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대한 경영 판단을 오너가 결정하는 한국 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총수의 공백은 상당한 리스크가 된다는 점에서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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