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구조로는 생존 불가능하다” KB국민·IBK기업·신한·우리은행등 발전소·도로등 사회간접자본 IB분야 강화 M&A 수수료·펀드 배당금 올실적 주도 문화콘텐츠투자 등 틈새개척 잰걸음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 속에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차) 축소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은행들이 가계ㆍ기업 부실의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 5대 대형 은행(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농협은행)들이 쌓는 대손충당금이 1조7000억원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30일 금융당국에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까지 발표하며 기업부실의 확대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결국, 시중 은행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기존 예대마진에 기댄 수익모델로부터의 탈피에 전력을 쏟고 있다.
IB(투자은행), 부동산, 콘텐츠사업 투자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내년 은행업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은행들 충당금 쇼크로 비상, 내년 기업부실 확대 우려…꺾이는 부동산 심리로 가계부채도 부담= 주요 은행들은 2016년 새해를 비장한 각오로 맞고 있다. 은행의 주요 거래 대상인 기업과 가계 모두가 흔들리는 탓에 리스크 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은행들이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부문은 단연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쇼크. 세계적인 경기 부진에 따라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쌓아야 할 충당금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어서다.
실제 5대 대형은행의 4사분기 대손충당금 규모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조7000억원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30일 금융감독원은 대기업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은행에 추가 부담을 안기는 요인이다.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이나 법정관리 대상인 D등급 기업이 많아지면 은행들이 감내해야 할 충당금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주택 경기 급랭 분위기 또한 감지되고 있다. 주택 시장의 부진은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부실을 불러올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분양 주택이 한 달 만에 54%(1만7500여가구) 급증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미분양 주택의 가파른 증가세는 시장 구도를 매도자 우위에서 매수자 우위 구도로 변화시킬 공산이 크다. 그나마 가계 대출의 폭발적 증가세로 미약하나마 예대마진을 챙기던 은행으로선 주택 가격 하락 압력과 이에 따른 가계 부실의 우려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예대마진 구조로는 생존 어렵다…새 먹거리 발굴하라= 벼랑 끝에 몰린 은행들은 너도나도 기존 예대마진 기반의 수익모델을 벗어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IB부문을 강화하는 추세며, 신규 틈새 사업의 진출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리딩뱅크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행장 윤종규)은 중소기업, 자산관리, CIB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발전소,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의 IB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 기업은행과 컨소시엄을 맺어 인천국제공항철도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업계에 관심이 많았던 이번 인수전에 은행, 보험, 연기금 등 25개사의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참여해 약 4조원의 재구조화에 대한 금융 주선을 완료했다.
도로, 전철 뿐만 아니라 발전 분야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발전 프로젝트 전담팀을 2012년에 신설해 화력발전,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전문인력의 노하우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을 보인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은 IB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우리은행은 올해 홈플러스 M&A 관련 인수금융 수수료로 24억을 벌었고, 서소문 올리브타워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매각으로 219억원의 매각 이익을 챙겼다. 또 동양생명 M&A 관련 투자 매각익 213억, 한국BTL(SOC 투자펀드) 배당금 303억, 우리블랙스톤펀드(우리PE와 블랙스톤코리아가 공동 운용 중인 기업 지분투자 펀드) 배당금 134억 등 IB 부문이 사실상 올해 실적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B 사업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달 조직개편을 통해 IB사업단을 IB본부로 승격시켰다“라며 “글로벌 진출과 맞물려 IB업무를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행장 권선주)은 문화콘텐츠 투자의 강자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와 공연, 애니메이션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 1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을 비롯해 암살, 탐정, 연평해전, 악의연대기, 국제시장, 명랑, 군도, 신의 한수, 역린, 끝까지 간다, 수상한 그녀 등 쟁쟁한 영화들이 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 투자의 손을 거쳤다.
기업은행은 우리나라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문화콘텐츠 전담부서인 ‘문화콘텐츠금융부’를 신설, 올해에만 대출과 투자를 포함해 2984억 원을 공급했다. 2014년부터 3년 동안 매년 2500억 원씩 총 7500억 원을 문화콘텐츠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부동산 자문 서비스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무료 부동산 컨설팅을 유지하며 보다 심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유료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부동산의 합리적인 활용방안에 대한 분석과 이를 통한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적정 가치판단 및 향후 전망을 통해 고객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행 이후 자문 실적은 총 17건에 달했고, 자문 부동산 가격의 합계는 약 1700억원 수준이다.
정순식ㆍ김재현ㆍ황혜진ㆍ강승연 기자/
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