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미흡하지만 진전은 있었다’

30일(이하 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평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온실가스 감축의 필요성에 대한 각국 정상의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전지구적 공감대는 형성했지만, 기후재원을 둘러싼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번 총회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재원을 놓고 중국 등 개도국과 미국 등 선진국이 어느 수준에서 합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기후변화를 느끼는 첫 세대이자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면서도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해서는 민간 주체의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무기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기후 재원을 제공하는 선진국의 약속 이행이 기대이하”라면서 “선진국이 선도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제이콥 줌마 남아공 대통령은 신기후체제의 협상의 핵심 사안들 중 하나로 재정지원을 꼽았다.

최재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일부 예외 국가는 있지만,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2도씨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감축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기후 변화를 테러와 함께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 과제라 인식, 이번 총회에서 합의문 채택에 실패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주최국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우리나라의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약 150개국 지도자가 참석했다.

다음달 11일까지 2주간 진행되는 파리 당사국총회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기후변화 대응방식을 규정한 과거 교토의정서의 적용 기간이 끝나는 2020년이후 적용될 ‘신기후체제’에 대해 196개 당사국 대표와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사회, 전문가 등 4만여명이 참여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이행 방안 등을 주제로 치열한 협상을 벌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기후체제 논의를 올해말까지 타결짓고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합의문인 ‘파리의정서’를 채택하게 될지가 포인트다.

최근 미국, 중국, 프랑스 등이 신기후체제 출범을 위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신기후체제의 근간이 될 파리의정서 채택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각국의 목표에 대한 국제법적 구속력 여부, 목표 설정 방식, 개도국 재정지원 계획 등 일부 쟁점에서 국가별 의견이 대립해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 정부ㆍ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이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 및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에 대해 강제 의무 부과 여부 등에 대해 이견을 보여 신기후체제 출범을 알리는 ‘파리의정서’ 채택까지 험난한 갈등을 예고했다. 현재 유럽연합(EU), 군소도서국연합(AOSIS) 등은 INDC 자체에 국제적 구속력을 부여해 각 국이 반드시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반면 한국, 미국, 중국 등은 국제적 구속력 대신 국내법을 마련해 INDC 이행을 독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기후체제는 교토의정서와 달리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모든 국가가 감축에 참여하고, 스스로 정한 목표를 이행하는 ‘상향식’으로 운영된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