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다음달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경제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신흥국의 취약성이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될 때 금융시장이 겪는 충격을 의미하는 이른바 2013년의 ‘긴축발작(taper tantrum)’ 당시보다 심화된 것으로 평가되면서 이것이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신흥국들은 최근 성장률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재정수지가 악화되고 정부부채는 증가해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경제적 취약성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 전체적으로 보면 외환보유액 확충과 단기외채 비중 축소 등 일부 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총외채도 증가해 대외적으로 취약한 모습이다. 특히 원유 수출국의 경우 재정통화정책의 여력이 줄어들고 물가도 상승하고 있다. 원유 수입국의 재정적자가 축소되고 인플레이션도 안정되고 있으나, 이것이 전반적인 신흥국 경제개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에 미치는 충격은 금리인상의 속도, 미국 성장모멘텀의 견고성 및 장기금리 향방 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소지가 있다며 ▷기본 시나리오 ▷위험 시나리오 ▷총체적 위기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미 금리인상의 신흥국 영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는 ‘기본 시나리오’는 금리인상이 과거보다 낮은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성장모멘텀이 과거수준으로 개선되면서 실업률과 물가를 반영한 장기금리가 2004년 수준과 유사하게 진행되는 경우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차입비용 상승의 부정적 효과를 미 경기회복에 따른 신흥국의 성장모멘텀 회복이 상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로, 미 장기금리가 1.0%포인트 상승할 경우 신흥국의 산업생산은 1.1% 증가하고, 주가는 3.1%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두 번째 ‘위험 시나리오’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의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자금유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이때 미 성장모멘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장기금리가 예상경로를 이탈하면서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이 경우 경기보다 물가와 같은 화폐적 현상으로 금리가 올라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미 장기금리 1%포인트 상승시 신흥국의 산업생산은 0.1% 감소하고, 주가는 2.5% 하락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2.2%까지 자본이 유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세번째 ‘총체적 위기(perfect storm)’ 시나리오는 미 금리인상이 시스템적인 자금유출로 이어지면서 대내건전성이 양호한 국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신흥국 불안으로 확산되는 경우다. 이렇게 될 경우 자본자유화 국가일수록 큰 타격을 받는다.
이러한 위기상황이 전개될 경우 신흥국의 성장률은 평균적으로 2년내 7%포인트 하락하고, 투자증가율은 21%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도 도미노식 위기를 겪으면서 세계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처하는 시나리오다.
현재로서는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낙관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진단한다. 비록 우리의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다 하더라도 신흥국 위기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경제는 지속적인 수출감소에다 내수 부진으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저출산ㆍ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잠재성장률의 급속한 하락, 구조개혁의 부진 등 곳곳에 위기 요소가 산재해 있다. 1166조원의 가계부채는 위기의 뇌관이다.
우리경제의 이러한 취약점은 대외상황이 악화할 경우 위기가 전염되는 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대내외 거시건전성 관리와 경제 체질변화를 위한 구조개혁에 고삐를 당겨야 하고, 기업과 가계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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