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공무원 보수 체계가 내년부터 전면 개편된다. 하는 일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때가 되면 급여가 인상되는 호봉제가 직무와 성과급 중심으로 바뀌는 것이다. 우선은 연구직을 제외한 5급 이상까지가 대상이지만 점차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 중앙 공무원은 물론 부처간 협의가 끝나면 지방직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입버릇처럼 말해 온 공직 개혁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보수체계 개편의 핵심은 성과급 비중 확대다. 실국장급의 경우 7~8%, 과장급은 5%인 성과급 비중이 5년 내 두 배로 높아진다. 특히 고위공무원들은 기본 연봉은 묶어놓고 급여 인상분을 성과 평가후 차등 지급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실제 성과가 낮은 하위 10%는 연봉이 아예 한 푼도 오르지 않는 구조가 된다. 일을 잘하고 많이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분명한 차별은 공직 사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절대 필요하다. 국정과제 등 주요 직무를 맡는 공무원에게 별도 인센티브를 지급키로 한 것 역시 옳은 방향이다. 공무원 조직도 민간의 경우처럼 서로 경쟁하고, 직무와 성과에 따라 대우를 달리하는 건 당연하다. 장관보다 봉급을 많이 받는 공무원이 나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전반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 타파에 공무원 조직이라고 무풍지대일 수는 없다. 과거 우리 경제가 짧은 기간에 세계 10위권을 오르 내릴 정도로 비약적 발전을 이룬 데는 공무원의 역할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공무원 사회는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상징처럼 비춰지고 있다. 적당히 규제를 휘두르며 오히려 민간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공무원 조직이 경쟁력을 잃으면 나라 전체의 경쟁력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번 급여체계 개편은 이런 공직사회 분위기를 혁신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근면 처장은 ‘잔디’와 ‘잡초’는 잘 구분해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공직문화를 정착하겠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지만 엄격한 평가 잣대와 추진의 지속성이 성패의 관건이다. 당장 내년부터 적용 대상자가 늘어나는 만큼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게 허술하면 거꾸로 공무원사회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만 나게 된다. 일단 세워진 원칙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흔들림없이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 저성과자 퇴출을 호언했지만 용두사미 되기 일쑤였던 과거 사례는 좋은 반면교사다.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