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 실패땐 연간 1조원 이상 손해” 朴대통령 ‘26일’비준안 시한제시 불구 여야 국회제출 5개월간 ‘공회전’ 거듭 中 연내발효엔 40일 물리적 시한필요 가격우위 유지·수출구조 고도화 등 한국경제 회생여부 연내 처리에 좌우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골든타임’에 접어들었다. 연내 1차 관세 인하를 위해선 늦어도 오는 26일까지 국회 비준을 마쳐야 한다.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6월 1일 정식 서명됐지만 정쟁으로 국회 비준동의가 지연되고 있다. 윤상직(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ㆍ중 FTA 서명식’에서 서명 후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과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6월 1일 정식 서명됐지만 정쟁으로 국회 비준동의가 지연되고 있다. 윤상직(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ㆍ중 FTA 서명식’에서 서명 후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과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한ㆍ중 FTA 비준안 처리 시한을 오는 26일로 못 박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한ㆍ중 FTA 비준안을 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백날 앉아서 수출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다. 연내 발효를 위해서는 11월 26일까지는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연내에 발효되지 않으면 하루 40억원의 수출 기회가 사라지고 내년엔 연간 1조원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오는 26일을 마지노선으로 언급한 것은 중국의 연내 발효에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이 40일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한ㆍ중 정상회담 때 중국 측은 한ㆍ중 FTA가 연내에 발효되기 위해서는 양국 국회 비준 후 40일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5일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5개월 넘게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국회, 국익보다는 정쟁 몰두=정부와 새누리당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정기국회 주요 현안 긴급 간담회’를 열고 노동개혁 5대법안 입법과 한ㆍ중 FTA 비준동의안 등의 처리를 위한 전략을 논의한다. 국회는 지난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도 한ㆍ중 FTA 비준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여당은 한ㆍ중 FTA 비준안과 경제 활성화 법안, 노동 개혁 5개 입법 우선 처리를 주장했지만 야당은 전월세난 해결과 누리과정 예산 대책이 급하다고 맞섰다.

한ㆍ중 정상이 협정 타결을 선언한 지 1년, 첫 협상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준비만 3년 6개월이 걸렸지만 제자리인 셈이다. 한중 FTA 비준 동의안 조속한 통과는 정부여당은 물론이고 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전국은행연합회 등 FTA민간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들이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을 직접 만나 빠른 비준 동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는 여야 간 치열한 정쟁으로 시간만 흘려보냈다. 지난 8월 31일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현안 보고를 한 차례 거치고 지난달 13일 외통위에 비준 동의안이 상정됐다. 뒤이어 23일과 26일 외통위 공청회를 열었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로 30일 예정됐던 여야정 협의체가 무산된 것이 결정적이다.

한국경제 회생은 한·중 FTA에 달려=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그러나 올 들어 지난달까지 우리의 중국 수출은 총 1145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어들었다.

중국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불안한 징조다. 올해 월간 중국 수출은 1월과 6월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8월에는 9.2%나 줄기도 했다. 중국 시장 여건도 만만치 않다. 현지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3762억위안에 달했지만 수출 감소 폭보다 수입 감소 폭이 큰 불황형 흑자가 깊어졌다.

결국 조속한 한중 FTA 비준으로 1차 관세 철폐와 내년 1월 2차 관세 철폐로 경쟁국보다 유리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수출산업에 더 없이 요긴해진 것이다. 중국 최종 소비재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수출 구조를 고도화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한중 FTA가 생활 가전, 패션, 식품 등 주요 소비재 시장 개방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05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농수산식품시장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서비스 시장 진출, 한국 중심 투자 프로세스 구축과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도 부수적 효과로 기대된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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