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분당판교=황정섭 기자]크리스탈지노믹스(크리스탈)는 지난 2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27억 4,800만원, 영업이익 3억 3,800만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직전분기대비 모두 흑자전환했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동 대우증권에서 기업설명회(IR)도 개최했다. 결과는 다음날인 3일부터 5일까지 3일연속 주가 상승으로 나타났다. IR에서 크리스탈은 "그동안 본연의 연구개발에만 몰두하여 기관과 일반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투자자와 소통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크리스탈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바이오벤처 1호 신약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기 첫 흑자전환이 그 신호탄이다.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 내 사옥에서 조중명 대표이사 회장을 만나 최근 회사 움직임과 바이오 시장에 대해 알아봤다.
▶신약 아셀렉스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지난 9월부터 의약품 유통회사인 동아ST가 아셀렉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에는 동아ST가 서울 한강변의 세빛섬에서 서울·경기 지역의 정형외과 전문의를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는데, 예상보다 많은 550여명의 의사가 참가했다. 관심과 호응이 높아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아셀렉스의 판매에 힘입어 지난 3분기에 흑자전환한 것은 물론 2017년에는 이 단일품목만으로도 회사 전체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아셀렉스에 대한 전망은.아셀렉스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용 소염진통제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비만과 무리한 등산 등으로 노령층의 약 50% 이상에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이다. 특히 하산할 때 상당한 데미지(손상)가 나타난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어 노령 인구가 급증하는데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이 많아져 퇴행성 관절염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국내 판매에 이어 내년에는 동남아, 중동, 남미를 중심으로 해외수출도 성사될 전망이다. 유럽 등 선진국도 협상 중이다.더욱이 이 신약은 기존 경쟁제품인 셀레브랙스의 1%에 해당하는 2밀리그램의 용량으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 용량이 적다는 것은 다른 의약물질과 함께 복합제 신약 개발에도 매우 유용함을 의미한다. 또한 소염진통제는 관절뿐만 아니라 신체 여러 부위에 활용할 수 있어 향후 시장 확장성도 크다.▶향후 바이오산업의 환경은.이른바 굴뚝산업이 중국의 성장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IT산업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는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한국은 생명공학 관련 우수한 연구인력과 의료진, 그리고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로 바이오산업에 훌륭한 인프라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신약 바이오산업에 대한 연구비 지원도 큰 힘이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의 바이오 연구개발비는 세계최고 수준이다. 포항공대에 방사광가속기가 설치되어 있어 질환을 일으키는 표적의 3차구조를 규명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바이오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와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정부가 국가전략사업으로 고부가가치의 신약 연구개발에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밝게 한다. 삶의 질을 개선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게 공통의 관심사가 아닌가. 이러한 측면에서 비아그라가 그 예라 할 수 있다. 향후 알츠하이머, 탈모, 비만 등 삶의 질과 행복을 저하시키는 것들을 획기적으로 치료하는 신약이 개발된다면 시장은 무한대와 가까울 것이다.▶바이오벤처 1세대로서 이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대기업의 생명과학 연구소장으로 일하다가 2000년 창업했다. 대기업에 과장으로 입사해 3년만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할 정도로 잘 나갔고 오너의 지원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마음 속에 꿈틀거리는 창업의 욕구를 억누르기는 어려웠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부문에 마음껏 일하고 싶었고, 마침 주변에서 투자를 하겠다는 분들도 꽤 있어서 과감히 대기업 생활을 그만 뒀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액수인 50억원을 투자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신약 기반기술을 구축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질환표적 단백질의 3차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작업이었다. 드디어 2003년에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표지에 크리스탈이 화이자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에 대해 원자 수준에서의 작용기작을 규명했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네이처 표지에 한국인의 연구결과가 실린 것은 처음이었다. 12년 뒤 한국의 22번째 신약이자 바이오벤처 신약 1호인 아셀렉스를 상품화하고, 이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것이다. 이렇듯 신약 산업은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산업이지만 연구개발 기간이 가장 긴 산업이기도 하다. ▶앞으로 연구과제는.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이나 줄기세포 등에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크리스탈은 신약 연구개발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다. 슈퍼박테리아와 분자표적암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췌장암, 급성혈액암 등 치유가 어려운 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치매 치료제도 연구 중이다. 첫 신약 상품화를 계기로 회사의 미래가치를 내다보며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한 시점임을 강조하고 싶다.
jshw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