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ㆍ양대근ㆍ강승연 기자] 역대 검찰총장 중에서 좋은 평가를 받거나, 별 탈 없이 임무를 수행한 인사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정권 안정기에 재임했다는 점이다. 29대 박순용(1999.5~2001.5), 33대 송광수(2003.4~2005.4), 35대 정상명 (2005.11~2007.11) 총장 등이다. 오는 12월1일, 2년의 임기를 오롯이 마치게 될 김진태 총장도 이 부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권 말기 검찰총장들은 대체로 불운했다. 옛 정권의 국정방향을 이어가다 새로운 권력 실세의 철퇴를 맞고 낙마하거나, 대선을 치르기 전부터 대세론을 쫓아 새 정권 입맛에 맞추느라 자신을 임명한 정권을 부정하면서 편법을 동원하다가 안팎의 저항에 부딪쳤다.
다시, 정권 말기에 재임할 검찰총장 인선을 앞두고, 검찰과 법조계는 물론 온 국민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전례는 차기 검찰총장에게 필요한 덕목을 말해준다.
대선을 넉달 앞둔 1997년 8월 취임한 28대 김태정 총장은 부산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학교는 광주에서 나오는 바람에 영남 김영삼 정권과 호남 김대중 정권에 걸쳐 총장 직을 지냈다. 그는 살아있는 정권, YS의 아들을 구속한 뒤 DJ정부까지 총장 자리를 잇다 장관까지 올랐으나 야당의 공세 속에 총장 재임 중 있었던 ‘옷로비’ 의혹 사건으로 퇴진했다.
DJ말기-노무현 정권 초기 총장을 지낸 32대 김각영 총장은 새 대통령과 드센 젊은 검사 간 갈등 속에 옷을 벗어야 했다. 검사들이 신임 대통령과의 공개대화에서 측근 비리 의혹을 거론하고, 대통령이 이에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이죠”라면서 분노한 뒤 검찰수뇌부에 노골적인 불신을 밝히자 자진사퇴했다.
참여정부 말기에 취임해 MB정부에서 1년반이나 연명한 36대 임채진 총장은 “임명권자를 배신했다”는 구설에 휩싸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그를 곤혹스럽게 했다.
임기를 채운다면 박근혜 정부 1년차까지 재직했어야 마땅했던 38대 한상대 총장은 임기를 9개월이나 앞둔 2012년 11월 ‘검란(檢亂)’으로 불리는 사상 초유의 항명사태로 물러났다. ‘친MB’로 분류되는 일부 검사들이 한 총장을 정점으로 조직을 장악한데 대한 불만이 조직 내부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다음 검찰총장은 오는 12월초 부터 대선때인 2017년 12월초까지 복무하게 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종구)는 28일 저녁,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 김경수 대구고검장, 김희관 광주고검장,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을 김현웅 법무장관에게 ‘4배수 추천’했다. 김 장관이 이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에 들어간다.
차기 검찰총장은 현 정권 말기를 책임지고, 다음 정권 전반기를 맡을 차차기 검찰총장에게 검찰권을 넘겨주는 위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을 갖는 인사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칫 현정권 실세와 지나치게 밀착되는 바람에 원칙과 균형감이 흔들릴 경우, 조직 안팎의 파동이 있을 수 있음은 전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립성 덕목에서 후보 4명 중 1~2명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벌써 들린다.
통상 정권 말기엔 부조리와 난맥상이 초기보다 많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현웅 법무장관이 강조했던 사정(司正) 작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추진력이 두 번째 덕목으로 꼽힌다.
아울러 사회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전관예우, 현대판 음서제 등 법조계와 권력주변의 뿌리깊은 난맥상을 제거하려는 의지와 청렴성, 도덕성이 요구된다. 법조인에 대한 청문회때 마다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김 장관의 막판 검증이 매우 중요하다. 사정 능력과 청렴성에서도 4명 중 1~2명이 결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와 체계를 정비하는 기획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기획력 부문에서는 4명중 3명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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