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11월 11일 수능 D-11 빼빼로 먹으면 좋은성적 낸다 그이후로 기념일로 자리잡아 밸런타인·화이트데이보다 더 참여 57%는 “상술에 놀아나는 느낌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기념일로 11월 11일에 있는 네개의 1이 막대과자인 빼빼로를 연상시킨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
대다수 사람들은 빼빼로 데이가 정착된 데에는 상업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한번 시작돼 어느새 연례 행사처럼 돼버린 이 날을 무시하기도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특히 밸런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처럼 ‘특정 관계’끼리만 주고 받는게 아니기 때문에 직장 선후배 등 주변 사람을 모두 챙겨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도 적잖다.
빼빼로 데이는 1990년대 초반 경남 지역의 여중생들이 서로에게 이것처럼 날씬해져라는 뜻으로 선물해준 것이 시초가 돼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95년에 11월 11일이 수능을 11일을 앞둔 날이었는데, 이날 빼빼로를 먹으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기념일로 본격 자리잡게 됐다는 속설이다.
20년만에 각종 ‘데이’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기념일이 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성인남녀 5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 마케팅에 대한 인식’ 조사(중복 응답)에 따르면, 빼빼로 데이를 챙긴다는 사람이 72.8%였다.
초콜릿이나 사탕을 주고 받는 밸런타인 데이(2월 14일, 72.4%)나 화이트 데이(3월 14일, 56.7%) 때 선물을 한다는 사람보다 많았다.
그러나 빼빼로 데이를 탐탁치 않게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무엇보다 제과 업계의 상술에 전 국민이 이용당하고 있단 비판이 나온다.
회사원 김모(33·여) 씨는 “전 직장은 인원이 좀 돼 티가 안 났는데 얼마 전 이직한 이곳은 나를 포함해 여직원이 둘 뿐”이라며 “원래 그런거 신경을 안 쓰는 스타일인데 다른 여직원이 챙기면 나도 챙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데이 마케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주제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56.8%가 ‘상술에 놀아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다’고 답했고, ‘선물은 좋지만 재정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반응도 32.4%를 기록했다.
‘지루한 일상에 활기를 준다’,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는 긍정적 응답은 각각 8.1%, 2.7%에 그쳤다. 그럼에도 이번에도 빼빼로를 직장 동료에게도 할 것인가 하는 물음엔 60% 가량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빼빼로 데이 열기에 각종 기념일들은 묻히는 실정이다.
11일은 15주년을 맞는 ‘지체장애인의 날’이다. 지난 2001년 숫자 1처럼 장애인들이 복지가 직립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제정됐다.
이날은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숫자 11(十一)의 한자를 합치면 흙 토(土)가 돼 정부는 이날을 1996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또 이날은 ‘보행자의 날’, ‘눈의 날’, ‘해군의 날’이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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