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대구시교육청은 대구복명초등학교 설립자 김울산 여사 업적을 재조명하는 기념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김울산 여사는 지난 1926년 일제하 암울했던 시기 사립 명신여학교를 인수해 교명을 광복의 염원을 담은 ‘복명’으로 바꾸어 개교한 인물이다. 명신여학교는 대구 최초로 여성이 설립한 초등학교이기도 하다.
이때 여사가 기부한 돈이 8만원으로 당시 쌀 한 석이 20원이었으니 4000석을 들인 셈이었다. 학교 건축비만 3만5000원으로 출연재산 규모가 엄청났었다.
그후 학교운영비 매년 3000원 마련을 위해 석재 서병오를 비롯한 대구 유지들의 모금활동이 이어졌다.
이후 1936년 건립된 여사의 동상 제막식을 거행한 뒤 복명학교 영원한 재원을 세우기 위해 김 여사가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토지 300두락(시가 6만원 상당)을 기부하는 등 전체 20만원 상당을 기부했다. 이는 현재의 가치로 치면 200~250억원에 해당했다고 시교육청은 전했다.
또 대구 최초 초등학교 희도학교(현 종로초등학교)에도 1000원을 기부했고 홍수로 주민들이 재난을 당하자 사재로 둑을 쌓고 이재민을 구제했다.
흉년이 든 해는 쌀 2000석을 내놓아 구휼에 앞장서는 등 대구교육과 지역사회를 위해 아낌없이 전 재산을 베푼 김 여사의 업적은 조선시대(정조) 흉년에 제주도민을 구휼한 거상 김만덕에 비견될 만했다.
시교육청은 조선말기(1858년) 통정대부(정3품, 현재 차관보에 해당) 김철보의 두 딸 중 장녀로 울산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김 여사는 16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19세때 남편과 사별하는 등 어떤 사연을 겪었는지 관기(예명 향이)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미소와 술집을 경영하면서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고 알려졌고 종이로 문풍지를 바르거나 빗자루도 몽당 빗자루가 될 때까지 사용하는 등 근검절약해서 모은 전 재산과 평생을 교육과 사회봉사를 위해 바친 ‘대구 교육·기부·봉사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공적에도 불구하고 복명초등학교 교정 한편에 세워진 석상만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뿐 김 여사는 북구 조야동에 쓸쓸히 묻혀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묘소 앞 금호강변에 달성군 성북면과 수성면의 소작인이 설치한 비각과 공덕비는 방치돼 허물어져가고 묘소도 봉분이 훼손된 채 폐허가 되다시피 했고 망주석이 묘소 주변에 나뒹굴고 있는데 묘소 조성 당시 심은 것으로 보이는 배롱나무만 속절없이 자라고 있는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오는 4월 김 여사의 업적을 재조명 하는 학술 세미나를 시작으로 교육(기부) 공로자 기념사업회를 구성해 ‘김울산 상’ 제정, ‘김울산 길’ 지정을 비롯한 각종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또 김 여사의 전기·평전을 발간해 학생들의 교육용 자료로 활용하고 묘소와 비각 일대를 정비한다. 그 주변은 공원화하여 학생들이 김울산 여사 유적지를 체험 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어 김 여사 동상을 시민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건립해 그분의 업적을 기린다.
이번달 5일 우동기 교육감은 교육청 간부, 동창회원, 지역주민과 함께 조야동 묘소를 참배하고 현장을 둘러본 후 “김울산 여사의 애국과 교육, 사회봉사에 헌신한 거룩한 붉은 마음은 대구교육계 뿐만 아니라 우리 대구의 소중한 자산이자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며 “이러한 나눔과 베품의 김울산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여 우리 대구가 온정이 강물처럼 넘쳐흐르는 따뜻한 사회, 누구나 살맛나는 행복한 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