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폭스바겐 그룹이 배출가스 조작 차량 약 12만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연내 리콜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지만 이를 바로잡을 경우 연비나 출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리콜이 진행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측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내놔야 리콜을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리콜을 언제, 어떻게 실시할지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아 폭스바겐이 방안을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이다.
더구나 미국 환경청도 폭스바겐 측의 임의조작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아직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독일자동차연방청(KBA)이 배출가스 저감장치 임의조작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조사 중이고, 폭스바겐이 기존 연비를 유지하면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작동하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사 결과가 한, 두 달 안에 나올 가능성은 적고, 상당한 기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 안에 문제가 된 차량의 리콜 실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환경부는 폭스바겐에 해결책을 담은 리콜시정계획서 제출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폭스바겐이 리콜시정계획서를 제출한 뒤 환경부가 심의를 거쳐 리콜승인을 하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리콜을 진행하게 된다.
리콜이 실시돼도 차량 소유자가 연비, 출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부할 경우 강제리콜 조치는 불가능하다. 현재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할 때 연비가 떨어지는 것을 해결하지 않는 한 리콜을 해도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환경부에 따르면 배출가스 조작 차량 중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판매된 리콜 대상 유로5 폭스바겐 브랜드는 9만2247대, 아우디 브랜드 2만8791대 등 총 12만1038대다.
폭스바겐이 조작을 시인한 EA189 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폭스바겐 브랜드의 경우 티구안 2만6076대, 파사트 1만8138대, 골프 1만5965대, CC 1만4568대, 제타 1만500대 등이다. 아우디 브랜드는 A4 8863대, A5 2875대, A6 2.0 TDI 1만1859대, Q3 2535대, Q5 2.0 TDI 2659대 등이다.
한편 환경부는 폭스바겐이 자발적 리콜을 결정한 차량 외 지난해부터 국내 수입된 폭스바겐 디젤차 유로6 차량과 조작 사실이 드러난 유로5 차량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번 폭스바겐 조사가 끝나면 12월부터 다른 차종, 브랜드의 디젤차로도 검사를 확대한다. 수입차를 비롯해 현대차ㆍ기아차 등 국산차도 포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