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기자]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노동개혁때문에 지지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 15일 일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낮춘 원인도 노동개혁분야 점수가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의 류상윤 책임연구원과 문병순 책임연구원은 최근 ‘아베노믹스 발목 잡고 있는 일본의 노동개혁’이라는 보고서를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류 책임연구원과 문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 15일 일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낮춘 배경에는 아베 정권의 경제전략이 신용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있다.

아베노믹스의 성장전략을 기업투자 활성화, 노동개혁, 농업ㆍ의료 등 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세 분야로 크게 나눌 때, 이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는 분야가 노동개혁이다.

류 책임연구원과 문 책임연구원은 “노동개혁은 ▷여성ㆍ고령자 등의 노동참가 촉진 ▷교육과 능력개발을 통한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서 높은 부문으로의 노동이동 촉진 등 세 가지 메커니즘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본의 경직적인 노동시장은 이를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책임연구원과 문 책임연구원은 아베 정부의 규제개혁 계획 중 중점사항으로 포함됐다가 올해 제외된 사례 중 특징적인 것으로 ‘정규직 개혁’을 들었다.

일본에서 정규직은 ‘정사원’으로 불리는데, 직무ㆍ근무지ㆍ노동시간(잔업)이 한정되지 않은 형태로 고용된다.

정사원으로 인한 경직성이 비정규 고용의 증가를 초래하는 것을 막고자 일본 정부는 직무·근무지·노동시간 등을 한정한 무기고용 계약인 ‘한정 정사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정비하려 했다.

이를 위해 아베 정부는 규제개혁회의에서 해고 규제의 완화를 논의했지만, 노동자 측의 반발과 법리 논란 등에 부딪혀 진전된 안을 내놓지 못했다.

경직적인 구조를 유연화하기 위해 논의되는 ‘부당해고의 금전보상제도’ 역시 관련 입법이 검토 중이나, 보상액의 수준에 대해 중소기업에서 민감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제도 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처럼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노동자에 대해 노동시간 규제 적용을 제외하는 노동시간 개혁안이 ‘잔업수당 제로’라는 비판에 부딪혀 도입이 유보되기도 했다.

류 책임연구원과 문 책임연구원은 “아베 정부 초기에는 노동개혁 의제들이 활발히 논의되는 등 긍정적 모습이 보였으나 현재는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이대로라면 노동개혁이 성장전략의 보틀넥(애로점)이 돼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제한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 연구원은 “노동 분야는 전 국민이 직접 이해당사자이고 나라별 제도와 관행의 차이로 외국의 정책을 곧바로 도입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그렇기에 더욱 정책 당국이 굳은 의지와 정치적 노력을 통해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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