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연이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기술 개발 이전에 구멍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또 다시 막대한 국민 혈세 투입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까지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미 당국에 기술이전을 요청했지만 노력은 허사로 끝나면서 이제 KF-X사업의 선택지는 핵심기술의 자체 개발 혹은 해외협력 개발로 좁혀졌다. 일단 군 당국은 자체 기술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개발 가능성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돈’이 문제다. 20일부터 국회 국방위원회는 내년도 국방예산의 예비심사를 시작한다. 현재 KF-X관련 사업에 배정된 내년도 예산은 670억원. 국방부가 신청한 1618억원에서 절반이상 삭감된 것이다.

그러나 사정이 바뀌면서 증액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방위 여당 의원은 “기술 이전이 무산된 이후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서 예산 증액에 대한 요청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더 달라하는 부분을 마냥 줄 수는 없지만, 타당한 부분이 있으면 늘릴 수도 있지 않나”고 밝혔다. 군 당국 역시 기술계약의 실책은 인정하면서도 KF-X사업을 이대로 접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녹록하지 않다. KF-X사업에 또 다시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문제 때문이다.

KF-X 개발사업에 책정된 예산은 총 8조원. 핵심기술 이전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을 감안할 때를 가정하고 짜인 예산이다.

기술이 국내 자체개발로 이뤄질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방사청은 4개 핵심 기술과 체계 통합 기술을 제3국 협력을 통해 국내 개발하겠다는 대안을 마련하고 8000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하지만 그나마 이 정도 예산으로 끝나면 다행이다.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해외업체들이 기술개발이 절실한 우리 약점을 악용해 개발비를 뻥튀기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KF-X사업은 전력 공백과 우리 항공우주산업 발전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계획된 국가적 사업이다. 사업을 재검토하는 편이 옳은지, 예산을 초과하더라도 계획대로 사업을 밀고 나가야 하는지 정부 당국은 지금이라도 치밀하게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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