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한 때 명절 연휴 극장가는 ‘가문’ 시리즈로 대표되는 한국 코미디 영화의 독무대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 ‘명절=한국 코미디’ 공식이 깨지면서 상차림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설 연휴엔 외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이번 추석엔 정통사극을 표방한 ‘사도’의 독주가 눈길을 끈다. 특히 올 추석엔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이 대거 개봉하면서,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진수성찬이 마련됐다. 남은 연휴, 한국영화 대작들보다 조명은 덜 받았지만 결코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은 영화들에 눈을 돌려 보는 건 어떨까.
외화 중에선 ‘인턴’(감독 낸시 마이어스)과 ‘에베레스트’(감독 발타자르 코루마쿠루)가 호평 속에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인턴’은 1000만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역 앤 헤서웨이와 할리우드의 명품 배우 로버트 드 니로의 만남 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70세 인턴이 30세 CEO의 온라인 쇼핑몰에 취업한다는 신선한 설정도 호기심을 불러모으기 충분했다. 27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사도’, ‘탐정: 더 비기닝’,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의 뒤를 이어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으며, 누적 관객 수 39만1742명을 모았다. ‘에베레스트’는 로맨틱코미디 명가 워킹타이틀이 선보이는 재난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한 산악대원들이 극한의 상황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1996년 에베레스트에서 일어난 실제 사고가 소재라는 점이 몰입도를 더한다. 아이맥스(IMAX) 카메라로 실제 에베레스트에서 촬영한 만큼, IMAX 상영관에서 에베레스트의 장엄한 풍경, 아찔한 조난 과정을 보다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도 추석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금은맞고…’는 홍상수 영화 입문자(?)도 부담 없이 유쾌하게 즐길 만한 영화다. 영화 감독인 남자가 특강 차 내려간 수원에서 한 여자를 만나 겪는 하루를 그렸다. 1부의 상황이 변주돼 2부가 이어지는데, 남자가 여자에게 기혼 사실을 털어놓는 타이밍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상황이 흥미롭다. 특히 등장 인물들의 술자리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이야기를 듣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최근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대상(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어린 자녀들과 극장을 찾는 관객에겐 애니메이션 ‘뮨: 달의 요정’(감독 알렉상드르 헤보얀, 베노이트 필립본, 이하 ‘뮨’) 만한 선택지가 없다. ‘뮨’은 사라진 빛을 찾아 떠난 달의 수호자 ‘뮨’과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 신비한 캐릭터와 환상적인 비주얼, 상상력이 돋보이는 스토리가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쿵푸팬더’ 애니메이터 출신인 감독을 비롯해 드림웍스, 디즈니 등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내공을 쌓은 제작진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