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ㆍ원승일 기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블프)’가 졸속 논란속에서도 내수 경기 회복세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인 ‘코리아 블프’는 추석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1일부터 시작돼 14일간 일정으로 전국 2만7000여개 점포가 참여했다. 이번 코리아 블프로 백화점 매출이 두자리 수로 신장되는 등 내수 경기가 꿈틀대기 시작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일부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35%까지 성장을 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송문수 한화 갤러리아 타임월드 홍보팀장은 “블프 기간에 매출이 두자리 수로 신장했다”며 “내년에 좀 더 사전 준비를 할 경우 더욱 매출 신장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출 신장세가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위주로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전통시장과 제조업체들은 울상이라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7일 166개 전통시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리아 블프 행사에 참여한 곳은 20곳(12.0%)뿐이고 나머지 146곳(88.0%)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자체를 모른다는 전통시장도 전체의 56.6%에 달했다.

반면, 조사 대상의 50.6%는 코리아 블프 가 정례화되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다시 코리아 블프 가 개최된다면 전통시장들은 정부가 ▷홍보비 등 지원 확대(41.0%) ▷전통시장 참여에 대한 홍보(28.3%), ▷대형 유통업체에 치우친 홍보 자제(22.3%) 등을 주문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코리아 블프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전통시장의 목소리도 전면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또 올 행사가 유통업체 위주로 진행됐다면 내년에는 제조업 중심으로 개선돼야한다는 지적도 적극 수용, 개선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실제로 우리의 유통업체는 매장을 빌려주는 임대형식으로, 수수료 이득 위주의 구조라는 점에서 상품의 할인폭이 늘면 늘수록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제조업체다 떠안게 돼 있다. 반면, 미국 등 블프가 선진 쇼핑문화로 정착된 국가들의 경우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직매입을 통해 상품을 사들이는 구조다. 미국 블프가 축제의 장이 되는 것도 제조업체들이 자사 제품을 많이 풀고 팔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경우 제조업체들의 참여가 많아 살만한 제품들도 많은 반면 한국은 제품 할인 등 모든 가격 부담이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 입점한 제조사 몫이어서 이들 업체들의 참여가 적었다”며 “소비 진작의 효과를 높이려면 보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코리아 블프 세일 열기를 가방, 지갑, 신발 등 수입명품을 특별 할인하는 ‘병행수입 상품 코리아 그랜드 세일’로 이번달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코리아 블프에 이어 1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보름 동안 경기 파주 첼시프리미엄 아울렛을 주무대로 내수 회복 분위기를 고조시키킨다는 전략이다. 이 행사에서는 코리아 블프에서 팔지 않았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을 최대 70%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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