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총리 “쌀은 양허대상 제외 계속보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5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타결되면서 우리 정부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가입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논란과는 별개로 TPP 참여를 기정 사실화하고 적절한 시기를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 11월부터 TPP 사실상 참여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회원국들간의 이해득실을 관망해 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TPP 타결과 관련 “어떤 형태로든 우리가 메가자유무역협정(Mega-FTA)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TPP에 참여해도 쌀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해 계속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쌀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양허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며 “앞으로도 모든 FTA나 TPP 가입을 결정할 때 쌀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해 지속적으로 보호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공청회 등 통상 절차를 거쳐 TPP 참여 여부와 시점을 결정토록 할 것”이라며 “주의 깊게 관련 내용을 살피고 관계 당사국과 접촉하고 있지만 협상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떠한 조건으로 하겠다는 것은 협상 사항이어서 말씀드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초기 TPP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최 부총리는 “2008년 미국이 TPP 참여를 선언할 때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FTA가 타결된 데다, 중국과의 FTA 협상이 진행되던 상황이어서 여기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당시 이명박정부가 했다”고 설명했다.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도 전날 “선진 통상국가를 지향해 온 한국은 이미 한중일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경제통합 논의에 적극 참여 중”이라며 “TPP도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참여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PP 참여는 ‘관심 표명’ 이후 기존 참여국과의 예비 양자 협의→공식 참여 선언→기존 참여국의 승인→공식 협상 참여 순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당사국과 예비 양자협의를 벌인 상태다.
한국의 TPP 가입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수출 대국을 지향하며 적극적으로 FTA를 체결하면서 경제의 외연을 넓혀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TPP에 가입하지 않으면 한ㆍ미 FTA를 통해 미국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 TPP 회원국과의 교역과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TPP 12개국 간의 무역규모는 3553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무역의 32.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석유ㆍ화학ㆍ전자ㆍ기계 등 우리와 주력 분야가 겹치는 일본이 TPP 회원국 내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워간다면 한국의 입지는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TPP 참여시 협정 발효 10년 후 실질 국내 총생산(GDP)이 1.7~1.8% 증가하지만, 불참 시에는 0.21%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TPP 참여 시 연간 2억~3억 달러 이상 무역수지 개선이 예상되지만, 불참시에는 제조업 분야에서만 1억 달러 이상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미 초기 단계 협상에 참가하지 못한 만큼 추가 가입 시기 등은 전략적 고려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참여는 하되 시기를 잘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당수 국가가 앞으로 합류를 시도하게 된다면 TPP가입에 실기한 우리 통상당국으로선 갈 길이 바빠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TPP 참여 문제를 물밑작업을 진행할 이유가 없어진 이상 적극적인 타진으로 선회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지난 1월부터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TPP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운영해 온 TPP 전략포럼을 보다 구체화 한다는 방침이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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