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간 전현직 소방관 생생한 증언 잇따라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아비규환의 현장, 잔혹하게 훼손된 시신.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소방관 일을 접었습니다.”

최근 5년간 ‘순직 소방관’보다 우울증, 신변 비관 등을 이유로 자살한 소방관의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안타까워하며 소방관들에 위로와 격려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서는 16일 전현직 소방관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관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때 출동했던 소방대원이었다. 그 당시 헝클어진 철근들과 콘크리트가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여 잔혹하게 훼손된 시신을 보면서 충격을 받아 3년 뒤에 일 그만두었다”며 “트라우마로 인해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제라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방관들 대우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5년차 현직 소방관이라는 다른 네티즌은 “충격적인 현장을 수시로 보고 나면 멘탈이 이상해지는 건 사실”이라며 “쉬는 날에도 그 잔상이 떠오르면 멍하고 우울해진다. 내 우울감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영향이 없길 바란다”고 개인 경험담을 전했다.

소방관의 가족들도 고통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 한 소방관의 아내는 댓글을 통해 “소방관인 우리 남편은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시고 잔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는 남편이 안쓰럽다”고 이야기했다.

소방관들의 이같은 경험담이 소개되자 많은 네티즌들은 안타까워했다. “소방관의 열악한 환경에 눈물이 난다” “미국처럼 존경받는 직업으로 인식되게 해야 한다” “극한의 직업, 처우 개선이 먼저” 등 위로와 격려의 댓글이 쏟아졌다.

한편 지난 1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은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소방관 자살 현황 및 순직자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소방관이 사망사고 현장 목격 등 참혹한 재난 현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료에 따르면 2010~2014년까지 순직한 소방관은 33명이었고 자살한 소방관은 3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한 소방관 35명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19명(54%)이 우울증 등 신변 비관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박남춘 의원은 “소방 공무원의 자살은 위험하고 불규칙적인 근무환경과 공무 과정에서의 외상후스트레스 등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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