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장병들이 일촉즉발의 안보위기 속에서 제대까지 연기하며 국가안보 수호의 의지를 보여준 장면은 대다수 국민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있다. 그러나 올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장병들의 복지 현주소는 안타까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산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더해 군 당국의 안일함과 일부 방산업체의 파렴치함이 겹치면서 21세기 대한민국 장병들은 여전히 ‘뺑이’를 치고 있다.
장병들이 소지품을 보관하거나 가족ㆍ애인의 사진을 붙여놓곤 하는 ‘관물대’의 대부분은 너무 낡아 교체가 당장 교체가 필요하다.<사진>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손인춘(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군 관물함 보유 대비 노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육ㆍ해ㆍ공군이 보유한 관물함 50만576개 중 65%인 32만5884개는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육군의 경우 구형인 침상형 관물함 19만8985개 중 거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98%인 19만5581개, 신형인 침대형 관물함도 23만3890개 중 52%인 12만1926개가 노후물량이다.
실전과 훈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장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송영근(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합참은 지난 2006년 장교들이 주로 탑승하는 K-277 지휘장갑차에 전투지휘 효율성 향상 등을 명목으로 냉방장치 장착을 군 작전요구성능(ROC)에 반영했으나 병사용 K-200 보병전투차는 아예 소요 제기조차 하지 않았다. 육군의 주력 전차인 K-1과 K1A2 역시 냉방장치가 장착되지 않아 혹서기 내부 최고 온도가 섭씨 56도까지 치솟는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연평해전 영웅들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PKG)은 기준미달의 부품을 사용해 에어컨 응축기가 부식되는 바람에 ‘찜통 함정’ 신세가 됐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군 전문가는 “제한된 예산으로 한계가 있지만 70년 전 영국이 전선에 술을 공급하던 ‘Joy Juice’ 수준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아닌가 생각도 든다”며 “장병들의 복지수준은 사기는 물론 전투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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