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결국 두 사람의 손에 달렸다.
한 사람은 대한민국 안보의 컨트롤 타워이고, 또 한 사람은 북한 군부 서열 1위의 실력자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만남이 주목되는 이유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대리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두 사람의 갖은 무게감이 남다르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조우한 이후 9개월여 만에 이뤄진 이들의 회담은 그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북한의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탄도발에 남한이 응사하고, ‘침묵의 암살자’인 북한 잠수함 수십척이 이미 우리 영해에 들어와있을지도 모르는 일촉즉발 상황이다.
남북 양측의 주장은 간단 명료하다. 우리 측은 “지금까지의 도발을 인정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는 입장이다. 반면 북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 심리전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력행동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어느 한 쪽도 쉽게 물러서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단호함은 여느 때와 다르다.
고위급 회담이 이뤄지는 중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어지고 있다. 또 북한이 잠수함 전력을 대거 기동하는 것과 맞물려, 우리 군은 대응 수단을 총동원해 혹시 모를 도발에 철통대비하고 있다.
김 안보실장과 황 정치국장이 지난 23일 재개된 2차 회담에서 ‘비공개 담판’을 가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중계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는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사과 수위와 같은 굵직한 ‘빅딜’거리가 오고 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안보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모두 1949년생으로 동갑이다. 김 안보실장은 그해 8월 27일생으로 전북 전주 출신이다. 황 총정치국장의 생일과 출생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전북 고창군 성내면 출신이라는 얘기도 있다.
황 총정치국장은 과거 비전향 장기수로 대전 감옥에서 자살한 성내면 출신 황필구씨의 아들로 추정된다.
황필구씨의 친인척들에 따르면 황씨가 죽기 전 면회온 형제자매들에게 “북에 장남 병순과 장녀 희숙, 막내 병서 등 3남매를 두고 왔다”고 했다. 49년생인 황 총정치국장은 당시 10살이었다.
황 총정치국장은 6ㆍ25전쟁 이후 월북하다 휴전선 부근에서 사살된 황재길씨의 아들이라는 설도 있다. 다만 빨치산 인사였던 황재길씨가 가명을 썼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 임하는 황 정치국장과 북한 대표단의 자세가 예전과 많이 달라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않으면 “결렬합시다”고 외치며 회담장을 뛰쳐나갔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전향적인 대화 태도가 눈에 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입에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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