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Mnet ‘쇼미더머니4’의 대표적인 수혜자는 베이식과 블랙넛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1일 준결승에서 베이식은 이노베이터에게 이기고, 블랙넛은 송민호에게 지고도 이미지가 크게 좋아지고 큰 화제를 몰고왔다. 이날 방송으로 둘은 완벽하게 스토리텔링됐다.
베이식은 1차전에서 가사를 까먹는 실수를 하고도 이노베이터에게 이겼다. 참으로 찜찜한 승리였다. 그리고 이노베이터와 이날 준결승에서 또 만나 2차전을 펼쳤다. 베이식은 꿈꾸는 모두를 위한 노래라고 소개한 ‘Stand up’을 즐겁고 신나는 무대로 만들며 압도적인 차이로 이노베이터를 이겨 실력을 증명했다.
게다가 가사를 까먹는 날 에피소드도 시청자를 찡하게 만들었다. 베이식의 아내가 “딸이 먹는 분유가 떨어져 아기 아빠에게 전화했다. 그 때가 1차전 리허설 하는 시간이었다”면서 “남편이 가사를 까먹은 건 내탓도 있다”고 말했다. 보는 사람들은 마음이 짠해졌다. 베이식은 아내와 딸을 사랑하는 평범한 가장으로 힙합을 좋아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블랙넛은 예선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19금 논란을 유발하는 말썽꾸러기이자 논란제조기였다. 하지만 맥주집을 하는 부모를 도와주는 등 생각이 깊은 아이였다. 강력한 우승 후보 송민호와의 결전에서 역대급 무대를 선보이며 선전했다. 관객들은 ‘갓대웅‘(대웅은 블랙넛의 이름)을 외쳤다. 방송 한 회만에 이미지를 완전히 바꿨다는 말까지 나왔다.
불만이 많아 보였던 블랙넛은 항상 남을 ‘디스’했다. 프로듀서를 까고 ‘귀족래퍼’ 송민호를 깠다.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라고 했다. 대결을 앞두고 송민호의 프로듀서인 팔로알토가 블랙넛에게 “이번에는 가사에 송민호를 넣지 말고 자신 이야기만 해달라”고 했다. 블랙넛은 “그럼 뭐 가지고 해”라고 하는 표정을 짓는 듯했지만 상대팀의 제안을 수용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만 하자는 게 오히려 블랙넛에게는 잘 된 일이었다. 남을 비난하지 않고 숨겨진 자신의 가족사를 꺼내 재미를 넘어 감동을 선사해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학교를 그만두고 7년간 집에 틀어박혀 있던 블랙넛의 힘들었던 상황과 랩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내가 할 수 있는 건’의 가사가 하나하나 귀에 들어왔다.
송민호-블랙넛은 배틀 결과가 중요하지 않았다. ‘겁’을 부른 송민호는 워낙 잘했고, 같은 소속사의 태양까지 데리고 와 엄청난 무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블랫넛은 자신의 길을 갔다. 시원한 제시의 피처링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패자가 이렇게 멋있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이럴 때 명승부가 나오는 것 같다. 송민호-블랙넛의 무대는 릴보이 VS 베이식 무대 이후 최고의 명승부라 할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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