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노동계의 노사정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노동시장 개혁에 필요한 5대 법안에 대해 늦어도 올 연말까지 입법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한국노총의 노사정 복귀가 무산되자 노동시장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정부 주도의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5대 입법은 국회를 거쳐야 해 논의를 무한정 연장할 수는 없다”며 “오는 9월 정기국회를 목표로 하되 늦어도 연말 안에는 입법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총선과 맞물려 입법 추진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올해는 넘기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5대 입법은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명확화 등의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실업급여 관련 고용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과 파견근로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이다.
고용부는 우선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명확화 등 근로기준법 개정안부터 입법을 추진한다. 이들 안의 경우 이미 노사정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들이어서 이달 안에 초안을 마련, 9월 정기국회 때 제출할 방침이다. 근로시간의 경우 최대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휴일근로 16시간을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정상근로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한 주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임금이 줄어들 수 있어 노사 서면합의로 주 8시간 내에서 특별연장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담을 계획이다. 통상임금도 각종 수당과 상여금 등을 보다 명확히 할 방침이다. 통상임금은 정기적ㆍ일률적ㆍ고정적으로 근로자가 받는 급여로 휴일근로, 연장근로 등 시간외수당 산정의 기준이 된다.
실업급여와 관련된 고용보험법은 아직 세부적으로 논의할 사안들이 남아있다. 고용보험법에는 실직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실업급여 지급 수준을 현행 평균임금 50%에서 60% 수준으로 확대하고, 90~240일인 지급기간도 30일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실업급여의 상ㆍ하한선을 정하는 방법, 실업급여가 확대됨에 따라 추가될 예산에 대한 재원조달 방안 등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기간제근로자법과 파견근로법도 노동계의 반발이 큰 민감한 사안이라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한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고령자, 고소득자의 관리ㆍ전문직 파견을 허용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과 저임금 근로자를 양산하는 정책이라며 이들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고용부는 또 근로자가 자가용으로 출퇴근할 때 발생한 사고를 산업재해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도 연내 입법을 추진한다. 사회안전망을 보다 강화하는 차원에서 당정 협의를 통해 출퇴근 시 발생하는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폭넓게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