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 모두통과 한국 이어 일본롯데도 완전히 장악 입지 더욱 좁아진 신동주 前부회장 법적대응 등 반격 나설 가능성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총회가 17일 오전 도쿄에서 진행됐다. 이날 주총은 장소나 시간을 비공개로 하며 철통보안 속에 이뤄졌다. 주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주총에서는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안정 경영을 희망한다”고 합의했다. 롯데홀딩스는 이날 주총 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국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운명을 가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17일 도쿄에서 열렸다.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는 오전 내내 철통보안으로 일관했다. 일본 롯데 직원들이 폐쇄된 정문을 피해 쪽문으로 출근하고 있다. 하지만 주총은 제국호텔에서 열렸다.
도쿄=문재연 기자/munjae@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국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운명을 가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17일 도쿄에서 열렸다.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는 오전 내내 철통보안으로 일관했다. 일본 롯데 직원들이 폐쇄된 정문을 피해 쪽문으로 출근하고 있다. 하지만 주총은 제국호텔에서 열렸다. 도쿄=문재연 기자/munjae@

초미의 관심이었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각종 여론전과 지분싸움으로 점철되며 진흙탕싸움으로 번졌던 20일 간의 경영권 분쟁은 이번 주총을 계기로 ‘신동빈의 원 롯데’로 일단은 일단락됐다. 대세는 결정됐지만, 후반전 상황도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총으로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다 주총 이후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판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꺼내들 소송 등 반격카드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 ‘원 롯데’ 출범 공식화되나=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L투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지를 확보하는 이가 사실상 한일 롯데를 장악하게 된다.

업계는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로 오른 신 회장이 본인이 준비한 임시주총을 무사히 마무리 지은것으로 보고 있다. 주총 개최를 늦출 것이라는 여론과 달리 신 회장이 형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선제공격’식의 주총을 서두른 데는 지지세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신 회장은 현재 종업원지주회와 이사진 및 계열사를 우호 지분으로 보고 최대 70%의 지지를 자신하고 있다. 즉 신 회장이 주총 승리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지를 확인하고 동시에 일본 롯데 장악을 공식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이번 주총이 ‘신동빈 원톱경영’의 출발선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 회장의 주도로 열린 이번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의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었다. 안건 자체는 경영권 분쟁과 별 관련이 없지만 안건 처리 결과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신동주ㆍ동빈 형제 중 누구를 지지하고 있는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경영투명성 확보 추진을 공식화한만큼 이번 주총 안건들이 무난히 통과되면 한일 양국의 지지를 등에 업은 롯데의 ‘원 리더’로서 신 회장의 개혁 드라이브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올린 안건이 모두 통과된다면 그가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롯데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 없이 주총참석… 신동주 ‘후반전’ 준비하나=주총 개최 소식이 알려진 지난 11일 급히 한국으로 들어온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6일 홀로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신 총괄회장의 주총 참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총장에 신 총괄회장이 나타나 건재를 과시할 경우 광윤사를 비롯한 관련 계열사 등의 표심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아버지의 뜻을 받은 그룹 후계자로서 신 회장의 공세에 대한 ‘방어’가 가능했을 수 있다.

든든한 ‘지원군’ 없이 홀로 전장에 뛰어든 신 전 부회장의 입지는 이번 주총 이후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는 신 전 부회장이 어떤 카드로 반격에 나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 주총이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나도 경영권 분쟁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임시주총소집, 법적대응을 포함한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세력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 회장 등 이사진 해임을 안건으로 임시주총 소집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 일본 상법상 3%의 지분만 확보하면 주총 소집이 가능하다.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지만 신 총괄회장의 판단 능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만큼 힘을 받기는 어려워보인다. 물론 이럴 경우도 상황 역전은 힘들어 보인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배제한 채 L투자회사 대표로 오른것 등에 대한 법적대응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오른 일본 L투자회사 12곳 중 9곳에 대한 이의제기 성격의 등기 변경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신 회장 측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진행된 사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고, 사실상 판세가 신 회장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법적대응’만으로는 상황을 역전시키기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손미정ㆍ김성훈ㆍ문재연(도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