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는 지난 5일 북한에 당국간 대화를 제의하는 서한을 보낸 시기와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북한에 서한을 보내려고 시도한 날은 이 여사가 방북한 날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여사와 방북 시점과 서한을 보낸 시기는 연관관계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대변인은 “8ㆍ15 이전에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간 시급한 현안을 풀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많았다”면서 “대통령 경축사 등을 고려해 가급적이면 시점을 8ㆍ15보다 조금 빠르게 하자는 판단과 경원선 기공식 문제와 연동해 제의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헤럴드경제]
[사진=헤럴드경제]

정 대변인은 또 “정부는 지난 5일 통일부 장관 명의의 서한을 통해 북측 통일전선부장에게 남북 고위급 인사간 회담을 갖고 남북간 상호관심 사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을 제의했다”며 “하지만 북한은 상부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이 없다며 오늘 아침까지 우리 측 서한 자체를 수령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우리 당국의 공식적인 대화제의 서한 전달의사를 밝히고 충분한 검토 시간을 줬다”며 “북한이 이를 접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초보적인 예의조차 없는 것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당초 정부가 북한에 서한을 보내려고 했던 목적에 대해 “북한은 올해 여러 가지 외교적인 결례를 보였고, 수많은 대화제의를 무산시키거나 거부해왔다”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담은 서한을 보내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정부의 서한 발송에 북한 측이 ‘분개했다’는 보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서한 발송은 정부 당국의 행위이고, 이 여사의 방북은 개인적인 민간차원의 방북이기 때문에 그쪽을 통해 공식적인 문건을 전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이 여사 방북 건과 연계시키는 것은 자신들의 입장을 합리화시키려는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여사의 방북에 대해 정부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 여사의 방북 목적은 북한 어린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으로, 물품을 전달하는 취지가 충분히 살려졌고 그것에 대한 지원도 이뤄졌다”며 “그런 이유에서 ‘소극적이다’, ‘아니다’는 그냥 말하기 좋게 이야기 하는 평가라고 본다”고 정 대변인은 말했다.

정 대변인은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남북회담의 급에 대해 “누구를 찍어서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남북간 현안을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그런 인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의제에 대해서는 “이산가족 상봉이 가장 시급ㆍ당면한 것”이라며 “광복 70주년 남북공동행사 개최 문제, 경원선 복원 DMZ세계 생태평화공원 건립 문제, 그리고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 등”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협조요청을 했다면 북한 측에서 서신을 받았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이미 3~4월, 그리고 6월 전에 민간과 당국간 접촉과 대화제의가 있었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통일부 장관의 대화제의가 20여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일절 거기에 응답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해 나갈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된다”면서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통일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는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하루 속히 대화 제의를 받아들여 남북간 현안을 협의ㆍ해결해 나감으로써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