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다음 주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가 경색된 한ㆍ일관계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은 적어졌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가 담화 내용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6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담화 관련 총리 자문기구인 ‘21세기 구상 간담회’로부터 최종 보고서를 받는다. 이후 최종 담화는 종전기념일 하루 전인 14일 각의를 거쳐 발표될 예정이다. 담화가 각의 결정을 거칠 경우 이는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로 해석된다.
이 담화에서는 평화국가로서 일본이 걸어온 길과 향후 국제 공헌 등 ‘미래지향적 자세’를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 연설한 내용과 같이 2차 대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자유와 민주주의, 법의 지배 등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도 호소될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전 담화에 대한 계승은 일부 내용에 한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후 50년 담화인 무라야마(村山) 담화의 4대 키워드인 ‘식민 지배’,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가운데 ‘식민 지배’와 ‘사죄’는 배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이전 담화의 온전한 계승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 정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또 ‘침략’과 관련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담화에 직접 반영하거나, 담화와 관련된 회견 등에서 해당 내용을 언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문구를 어떻게 담고 언급할 지와 관련, 최종적인 선택은 아베 총리의 손에 달려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거나, 2차 대전이 잘못된 전쟁이라는 인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는 행동을 보여 이 같은 내용을 담화에 담을지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아베 담화가 발표되기 직전까지 외교 채널을 총 동원해 아베 총리가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반영 여부에 따라 한ㆍ일관계는 관계 개선 분위기가 고조되거나, 반대로 관계 냉각기에 빠져들 것이라는 지적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앞서 아베 내각은 한국,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총리 개인 명의로 담화를 내는 등의 방안도 검토했다. 이는 역대 정권이 계승한 무라야마, 고노(河野)담화를 부정하겠다는 동기를 애초부터 갖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면서 아베 담화는 이전 담화의 수준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했다.
외교 소식통은 “아베 담화 발표를 앞두고 총리 개인 담화로 발표한다는 안이나, 패전일인 15일을 피해 담화를 발표하겠다는 안이 나온 것은 아베 담화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며 “현실적으로 그 내용에 있어서도 한국이 기대한 수준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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