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 민족에게 역사적인 해다. 광복 70주년이면서 분단 70주년이다.
일본 제국주의 강점으로부터 해방되었지만 곧장 분단으로 이어졌다. 전범국가인 독일은 동ㆍ서독으로 쪼개졌다. 또 다른 전범국가인 일본은 분단되지 않았다. 피해국가인 우리는 둘로 나뉘었다. 역사적 아이러니다.
전범국가인 독일은 분단 45주년인 1990년 통일되었다. 피해국가인 우리는 분단 70주년을 맞는 지금도 대립과 대결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분단 70년을 반성해야 한다. 분단 70년의 역사적 교훈은 간단하다. 남북이 대화하고 교류하면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주도자가 된다. 남북이 대결하면 주변국인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주도자가 되고 우리는 이방인이 된다. 분단 70주년을 맞는 한반도 문제의 주도자가 될 것인지 이방인이 될 것인지는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의 문제이면서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산가족상봉, 개성공단 국제화, 금강산관광 재개, 5ㆍ24조치 해제, 6ㆍ15공동선언 이행 등은 남북한의 문제이다.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평화체제 등은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남북한의 문제이든 국제적인 문제이든 한반도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남북대화다.
남북은 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연말 고위급접촉을 제의했다. 지금도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강조한다. 역대정부가 대화의 문이 닫혀 있음을 밝힌 사례는 없다. 대화의 문이 열려 있어도 대화는 없다. 오히려 대립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의 제반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대화를 하자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5ㆍ24조치 해제, 전단살포 중단, 한미군사훈련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남측은 조건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북측은 조건있는 대화를 강조한다.
협상의 관점에서 조건없는 대화가 좀 더 진정성이 담겨 있다. 북측의 주장은 대화의 의제이지 조건이 될 수 없다. 전제조건ㆍ선결조건 운운하는 것은 대화의 진정성이 없음을 보여준다. 조건과 분위기 조성은 다르다. 신뢰가 없는 당국간의 대화를 위해서는 전제조건보다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남북협상은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으면서 입장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다. 남측이 원하는 것은 이사가족상봉이고 북측이 원하는 것은 금강산관광 재개다.
박근혜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이산가족상봉임을 보여준다. 금강산관광은 단순한 관광사업이 아니다. 화해협력ㆍ경제협력ㆍ평화협력사업이다.
금강산관광사업은 5ㆍ24조치, 북핵문제와 관계없으며 대통령의 결단만으로 재개할 수 있다. 남북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이 활성화되고, 북중 간에 황금평개발과 나진선봉사업이 활성화되면 북한의 개혁ㆍ개방은 그리 먼 훗날이 아닐 것이다. 광복 70주년 8ㆍ15 경축사에 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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